봄 날씨처럼 포근함에 마음까지 포근해 지던 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를 찾았다. 혼자서 책 읽기에도 그만이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기에도 그만이고 코로나 시대에 거두리기 실천에는 더욱 그만인 나인블럭 서종점은 최애 카페이다. 아직은 계절이 계절인지라 주변이 쓸쓸하고 황량하지만 한 달 후 쯤부터는 자작나무에 연둣빛 물도 오르고 새싹들이 땅 위로 얼굴을 내밀면 그야말로 힐링의 장소 그 자체이다. 또한, 마을에 위치해 있어서 한적하고 손님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좌석이 띄엄띄엄 배치해 있어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도 사생활 보호가 되고 창 밖으로 보이는 마을의 고즈녁함과 잔잔히 흘러나오는 클래식의 조화는 마음까지 노크해 바닥에서 잠자고 있는 이야기들까지 꺼내서 풀어놓게 한다. 때론 왜곡된 기억으로 저장된 추억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