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생각에 속는 날이 있다.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통제할 수 없는 아픔과 분노가 터져 나오는 순간이 있다. 마음이 화산처럼 폭발한 뒤 바닥에 이르렀을 때 '내가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 씁쓸한 확인을 하게 될 때가 있다. 허물어진다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안좋을 때 감자처럼 줄줄이 캐어져 나오는 생각에 속지 말아야 하는데 가끔은 생각에 속아서 내가 나를 형편없이 만들어 버린다. 허물 건 허물어 버리고, 사람다움으로 겸손해지고, 쓸데없는 마음은 비우면서 홀가분하게 한 해를 매듭짓고 다음 해로 나아갈 수 있는 힘도 생각에 속을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인지라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 속지는 말아야지. 사람이 사람을 마음에 들여놓는 것은 아주 잠깐이더라도 매우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