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왔니?" "현택이네까지 왔다" "어디까지 왔니?" "하꼬방까지 왔다" 어렸을 때 동생을 업고 채소 팔러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신작로 길을 왔다갔다 하노라면 내 등에 얼굴을 대고 막내 동생이 묻고 내가 대답하던 말이다. 엄마가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던 놀이 채소 다 팔고 빈 대야에 한쪽이 썩은 사과라도 사왔으면... 소금에 절인 갈치라도 사왔으면... 엄마에 대한 걱정과 먹거리가 풍족하지 못하던 시절에 엄마가 시장에 채소를 내다 팔아야만 맛볼 수 있었던 온전치 못한 과일 짜디짠 갈치라도 사와 밥솥에 찌는 날이면 생선 비린내만 맡아도 절로 입맛이 돌곤 했는데. 친구와 서너시간 이야기를 나누다 불현듯 추억 저 아래에 있던 유년의 애틋하고 명치가 먹먹한 아름다운 추억이 생각난 건 왜일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