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다 4

들밥을 먹고, 푸르름을 보다

'강민주의 들밥 김포점'을 두 번째 갔다. 풍성하지는 않아도 정갈하고 적당한 딱 그거다. 유기그릇의 무거움 만큼이나 주인의 음식에 대한 가볍지 않은 느낌이 들어 좋았고 셀프바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반찬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대접 받으며 맛있게 잘 먹은 것 같아 기분좋은 배부름이랄까~~ 점심식사는 대접 받은 느낌이었다면 '포레리움'에서의 커피는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주변에 낮은 건물 두어개가 있을뿐 '여기에 카페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너른 들판에 외관의 모습은 마치 창고 같은 포레리움은 본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실망이 환호로 바뀐다. 본관 2층에서 들판뷰와 그린뷰를 보며 커피를 마시다보면 눈이 환해지고 여유로워 진다. 네 개의 건물에 둘러싸인 잔디 위에서 공놀이 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예..

여기서 쿵 저기서 쿵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 대부분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댓가로 받는 벌이다.' 어젯밤에 읽은 법정 스님의 짧은 글이 내내 뇌리에 박혀 굴러다니며 여기서 쿵 저기서 쿵 부딪힌다. 얼마나 더 벌을 받아야만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대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까... 가을이 더없이 아름답게 깊어지는데 진실된 사람에게 진실을 건네는 멋진 투자를 해보고야 말련다. 꼭~~~~~~~~~~~

그 곳 '카포레'의 여유가 참 좋았다

뭉게구름이 하얗게 몽글몽글 피어올라 파란 하늘을 더 파랗게 만들어 놓아 마음까지 파랗게 물들 것만 같던 날 친구들과 남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 '카포레'로 미리 가을 마중을 나갔다. 갤러리카페라서 그런지 곳곳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모든 공간이 여유로워 참 좋았다. 탁 트인 남한강과 푸르른 숲이 어우러져 시선이 가는 곳마다 시원하고 예뻤다. 4층에 우리끼리만 있어 조용하고 이야기 나누기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코로나 걱정이 덜해 굿굿~~ 가을에는 루프탑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코 끝으로 맡으며 남한강과 단풍이 든 뒷산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추억에 잠겨 감성장인이 될 거 같았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이기도 하고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고 시끌벅적한 베이커리 카페와는 사뭇 다른 조용한 여유가 참..

외로운 자유와 달콤한 구속 사이

이상하다. 이상했다. 해마다 3월 2일은 가장 긴장되고 설레이며 부담되는 날인데 오늘은 느즈막히 출근 시간쯤에 일어나 아이들과 첫 대면하며 서로 탐색전?을 펼치며 1년 사람 농사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시간에 베란다 티 테이블에 앉아 화단과 화분에 피어난 봄꽃들을 보며 갓 내려 향 좋은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움이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새로움이었다. 그럼에도 내 스스로가 낯선 풍경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건 또 뭐람ㅠㅠ 느긋하게 아점을 먹고 운동 겸 걸어서 도서관도 갔다 오고 집으로 오는 길에 카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보며 커피도 마시며 나름 의미가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속 받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며 인생 2막의 첫날을 슬기롭게 잘 보냈다. 자유란 혼자 있을 때보다 둘이 있을 때 더 완전하다고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