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7

어느 순간 어제 일처럼 선명해질 때가 있다.

때론 잊혀진 듯해도 때론 기억의 저 편에 있는 듯해도 때론 파편으로 튕겨져 나가 조각이 맞지 않는 듯해도 어느 순간 어제 일처럼 선명해질 때가 있다. 특히 감정이 열정과 만났던 추억은 더더욱 그렇다. 요즘을 팬덤 시대라고들 한다. 오죽하면 정치도 팬덤 시대라서 그 사람의 인물 됨됨이나 역량보다는 팬덤으로 당락이 죄지우지 될 정도이니 정치인, 연예인을 비롯한 공인들은 자기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할 것 같다. 십여 년이 훌쩍 지난 과거 속 우리들도 엄청난 팬덤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못지않게 촛점을 한 곳으로 모아서 열과 성을 다해 응원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누가 시켜서 하라고 하면 절대 못했을 것이다. 엊그제는 그 시절 함께했던 여러 명의 팬들이 모여 즐기다보니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피돌기가 빨라지..

셋...그리고...하나

남의 살은 언제 먹어도 옳다. 소주를 부르는 소리는 거부할 수 없다. 여럿이 먹기에 더 고소하고 맛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오래된 추억이 현실이 되는 사람들 그들과 시간을 순식간에 돌려놓고 기억의 퍼즐을 완벽하게 맞춰가며 행복한 밤나들이를 제대로 즐기고 늦은 밤?(10시)에 집으로 돌아오며 추억 속에 가끔씩 소환되는 장소가 몇 년 만에 눈에 들어오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이 왈칵~~ 그 시절 열정 속에 고스란이 녹아 있는 안타까움, 아쉬움, 그리움, 마지막 기대감까지 비단보자기에 꽁꽁 묶어서 가슴 깊숙히 보관하고 있었는가 보다. 차마, 아직도 풀어보지 못한 채. 오랜만에 성남에서의 밤나들이는 셋...그리고...하나.

미치긴 미쳤었나 보다

올해를 하루 남겨 놓고 먼지는 다음해도 가져가지 않으려 아침 8시부터 대청소를 시작~~ 서재 청소하다 보니 한 칸을 차지하고 있는 탁상용 달력들. 버리려다 우연히 눈에 들어왔는데 2013년 12월 달력에 숫자가 써 있었다. '이게 뭐지' 하고 앞으로 넘기다 보니 '아하~~그거였구나' 기억이 살아났다. 그 시절 한창 빠져있던 라이브 공연 하루에도 서너 곳은 기본이었고 그 당시에는 집, 학교, 라이브 공연장이 생활 공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지금와 생각하니 픽~~ 헛웃음이 나온다.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에 있어 그런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열정이 후회로 남는 일은 다시 하고 싶지 않다. 2013년 한 해 동안에도 라이브 공연장 순회로만 어림잡아 몇 천만원은 지출하였으니 몇 년 동안 순..

열병은 품지 말아야지

영화 중 사랑에 관한 이런 대사가 있다. "상대를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포함돼야 그게 사랑이야" 책임진다는 의지가 없는 감정은 한순간의 열병이지 사랑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랑 해 본적 있을까? 책임지겠다는 의지는 힘들더라도 한순간의 열병이어도 좋으니 그런 사랑 한 번 쯤 '나두 해 보 구 싶~~따~~아~~'라고 꿈꿨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열병 같은 꿈을 꾼다는 게 현실과 동떨어져 오히려 낯설다. 끝까지 책임지지 않을 거면 끝까지 입을 닫든지 입을 열었으면 그 말에 대하여서 만큼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예상한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하여 밖으로 내놓은 말이 묻혀질까... 그게 책임이라는 건데. 꿈꾸는 데 돈 안들고 꿈꾸는 데 누가 잡아가지 않고 마음에 부는 봄바람에 세금도 붙지 않지만 꿈도 현..

우리도 한 번쯤은 나빌레라

산책하기에는 그만인 날씨인데 바람이 많이 불어 머리카락이 안테나 처럼 ㅋㅋ 뚝방벚꽃길을 걷다 보니 포토죤으로 만들어 놓았는지 액자틀이 있길래 한폭의 그림처럼 같은 방향으로 다리를 꼬자고 했더니만 그조차 쉽지 않다고 투덜투덜 ㅎㅎ 같은 액자 속에서 다른 얼굴 찾기 너무 확 티가 나긴 하네 ㅋㅋ 3월의 끝자락만 해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비까지 환상적으로 내려 주더니 꽃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고 연둣빛 여린 잎들이 푸르름을 안겨줘 꽃은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면 잎은 설레임을 끄집어 냈다. 한 발 들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서로 붙잡고서도 5초 견디기도 쉽지가 않더라 나이가 더해지면 불편한 게 한 두가지가 아니더라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눈도 뜨기 힘들었지만 머리카락이 미친사람 널뛰듯 왜그리 날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