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 2

친숙했던 일상이 낯설음이 되다

올해는,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다보니 오랫동안 습관이 되었던 일상이 와르르 무너지고 새로운 일상이 생겼다. 어느 날은 출근이 오히려 낯설다. 친숙했던 일상이 낯설음이 되고 낯설었던 일상이 친숙함이 되는 이 상황들이 빨리 끝나고 오랜 습관의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 어제도 재택근무 시간을 마치고 답답해서 한강변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일주일에 두서너 번은 봤을텐데 왜 어제서야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마른 억새가 드넓게 펼쳐졌는데 장관이었다. 자연만 그런 것이 아닐게다. 사람도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갔는데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오는 것들로 실망을 하기도 하고 더 신뢰를 하기도 하게 되는 거 같다. 하루 종일 현관 문을 열어보지 않아 저녁 무렵이 되면 춥지 않을까 싶어 기모 트레이닝 바지에 폴라티에 구스 점퍼 입고 스..

남들도 그럴 때 있겠지

재택 근무를 계속 하다보니 옆구리 살들이 전쟁을 일으키려 채비 중 저녁식사까지 빈 공간 없이 채웠더니 걷기라도 해야 되겠다 싶어 주섬주섬 챙겨 입고 엘베를 탔는데 인사를 해도 시큰둥한 윗집 아저씨의 눈빛이 아무래도 이상타 싶어 엘베에 있는 거울을 보니 아뿔사~~이 시국에 마스크를 안썼네그려. 중간에 내려 다시 집으로 들어왔더니 걷고자 했던 마음이 싹 줄행랑을~~ 챙겨 입었던 옷 벗어던지고 책이나 읽을까 하고 서재를 둘러보다 몇 년 전에 읽었던 김제동씨의 '그럴 때 있으시죠?에 눈에 확 들어왔다. 나만이 그런게 아니라 누구나 그럴 때 있지 않을까? 책장을 넘기려다 김제동씨의 얼굴을 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어록이 생각나네. 예전에 김제동이 서울여대 강의중이었는데 어떤 여대생이 "첫사랑을 아직도 사랑하세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