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해는 바뀌었고 봄꽃은 활짝 피어나고 있네 개나리, 진달래, 목련, 산수유, 매화... 어쩌자고 한꺼번에 피어나 사람 마음을 할퀴어 놓는지 그저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네. 잘 지내고 있기에 잘 지내고 있어서 너무나 잘 지내기에 그렇게 마음에 새겨두며 이 봄을 전하네. 그냥, 어느 날 문득 그대가 애인도 아니었는데 가슴에 들어와 머무를 때가 있네그려 오늘처럼 햇살이 너무 맑은 날이라던지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든지 하는 날엔. 난 잘 지내고 있고 그대처럼 목표가 없는데도 늘상 약속에 치이고 감정에 치이며 살고 있다네. 어쩌다 한 번 쯤은 지난 시간들도 기억하게나 지난 기억들이 없다면 현실이 뭐 필요하겠나 현실이 지난 기억들을 꿀꺽 삼켜 싹 덮어버렸다면 모르지만... 잘 지내게 그리고 가끔은 기억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