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뜸했던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으면 그때 비로소 도둑 맞은 거 같은 시간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느낌이다. 파도에 쓸려가 버린 모래성처럼 '내게서 사라진 시간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계절을 새로 맞는다는 게 꼭 그렇게 보내버린 일 년, 십 년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것 같다. 오래된 친구로부터 받은 한통의 전화처럼... 내일은, 사진 속 여고 친구들에게서 한통의 전화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는 코로나로 정신없어 모임도 못했는데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우리 한 번 뭉치자라는 전화 한 통. 나도 그 누군가에게 나의 전화 목소리가 반가웠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