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을 자고 나면
가을이 한 뼘쯤 가까이 오고 있는 거 같다.
더 가까이 오기 전에
서둘러 가을 마중을 해야만
짧은 가을을 느끼지도 못하고 보내는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아
올해는 마중과 배웅을 확실하게 하고 싶었다.
해마다의 가을 인증사진을 보노라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익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여무는 것 같아 웃음도 번지지만
반면에 쓸쓸함은 뭘까?ㅠㅠ
오늘의 가을 마중 사진들이
내년 이맘때 쯤에 보게 되면
덜 익은 풋풋함에 웃게 될까?ㅎㅎ
올해, 세 여인의 가을 마중은
자연에서 느끼는 가을도 충분했지만
마음에서 나누는 가을도 충분했다.
예닐곱 시간의 대화에서
함께한 추억들이
오랜 시간이 지나다 보니
드문드문 구멍이 나
서로의 기억이 도려진 부분도 있고
새로운 추억이 새록새록 재생되기도 하고
역시 기억은 추억을 따라잡지 못했다.
합집합의 기억들을 모아서
교집합의 기억만 남겨두고
군더더기 추억들은 북한강에 기꺼이 버렸다.
행복한 교집합의 기억 속 추억
그것만을 남겨 놓으니
서로 깔깔대며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고
추억이 더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그렇게 가을 마중은
가을하늘 만큼 높고 파랗게
가을향기 만큼 달콤하게 마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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