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을 먹고,
가을 햇살이 너무 좋아
햇살이 가득찬 거실에 앉아
갓 내려 향기가 그윽한 커피를 마시며
남편가 이야기 하는 중
마침 임영웅이 광고하는
정수기 광고가 들리니까
"임영웅이 정수기 바꿔줄 것도 아니면서
왜 우리가 먹는 물마저 바꾸라 하는지
저런 광고 나오면 더 바꾸기 싫더라"하길래
'5~60대 줌마들이 임영웅이 광고하면 싹쓸이 해서
매출이 2~3배는 기본으로 오른대
내가 아는 사람은 같이 일하는 언니가
목요일 저녁에는 '사콜'을 시청해야 해서
알바도 무조건 안한다고 한대"했더니만
"그게 제정신이야~~
남편을 그렇게 챙기면 열녀상 받겠다"
하며 괜히 목소리를 높여
이때다 싶어
남편이 가끔 편협적인 생각으로
내가 답답함을 느꼈기에
쐐기를 박으려고 한마디 했다.
"각자 취미가 다르듯이 취향도 다르니까
그렇게까지 폄하하는 게
옳은 거 같지는 않아"
그러다 보니 서로가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왈가왈부 하는 중에
남편이 툭 던진 한마디에 머리가 띵~~
"참, 임영웅은 저렇게 영웅이 되었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어?"
"그 사람? 누구?"
"거 있잖아, 몇 년 전까지
00엄마 틈만나면 그 사람 카페 들어가서
글도 쓰고 열심이었잖아
그 사람 가수 아니었어?"
"지금은 카페도 없고
나도 잘 모르니까 묻지마
언젠가는 유명해지겠지"라며
얼른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는데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
뭔가 가슴이 서늘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과거는 잊혀지지 않지만
힘이 없다는 말이 맞는 거 같다.
커피 맛까지 모르게 한
대화인 듯,
대화 아닌,
대화 같은 애매함
역시 남편과의 대화는
서로의 생각, 의식, 취향이 다른 화두가
입에서 나오는 순간 대화로 연결되지 않게
단칼에 잘라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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