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틈새와 틈새 사이 새로운 시간이 자라고

소솜* 2021. 5. 16. 14:05

지나간 것은 다 그립다.

유년의 추억이 그렇고

중학 시절 영원히 변치 말자며

새끼 손가락 걸었던 조약돌 다섯 친구들,

단발머리 여고시절 얼굴만 봐도 깔깔댔던 친구들,

대학시절 의식의 흐름대로 정의를 불태우기,

첫직장에서 결성된 처총모임(처녀+총각)이

지금은 유부모임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그 시절 기타 메고 텐트, 침낭, 코펠, 버너, 먹거리까지

지고, 들고, 메고 기차 타고 다녔던 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도 힘들었지만

그만큼 설레이고 재미있는 여행은 없는 거 같다.

지나간 것은 아쉬움 보다는

아름다운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겨졌다.

가만히 지난 추억들을 떠올리다 보니

그 추억 속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친구, 선후배, 동료, 지인 등...

 

내게 더없는 인적 자원이자

마음을 꽉 채우는 보물 같은 사람들.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누구보다도

의미있는 날들을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감정의  흐름을 우선 시 하며 먼저 챙기고

희노애락을 기꺼이 공유하고자 했다.

그런데 사람이기에 간혹,

그 오랜 시간들 사이사이

새로운 시간들이 자라고 있음을 나는 몰랐다.

상대방에게도, 나에게도...

세월의 흐름만큼 틈새 없이 단단할 줄 알았는데

어느새 틈새가 생기고

그 틈새를 내가 모르고 지내는 동안

상대방의 틈새는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분명한 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자주 연락하고

더 깊게 고민한 사람이

더 많이 쓸쓸하다는 것이다.

친하다는 건,

어쩌면 마음에 쓸쓸함의 구멍이

숭숭 뚫리어 바람이 드나듦으로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까지도

포괄적으론 포함되는 거 같다

아궁이에 불을 아무리 잘 지펴도

계속해서 장작을 넣지 않는 한

물이 스스로 끓지 않는 것처럼

친하다는 건,

서로의 마음과 배려가

끊임없이 교류되어 섞이어야

그 친함이 멈추지 않을 것 같기에

큰 호흡으로 감정 고르기를 하며

다시금 잘 마른 장작을 넣는다.

 

'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은 기억보다 오래간다  (0) 2021.05.20
곧은 길로만 걸어가길~~  (0) 2021.05.18
참 좋다~~  (0) 2021.05.14
비틀림이 없는 무공해 대화  (0) 2021.05.12
나의 바람은~~  (0) 2021.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