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달님~~소원이 꼭 이루어지도록 해주세요

소솜* 2021. 9. 23. 11:25

분명 밤 9시쯤 부모님과 4남매가

고향집 옥상에서 맑은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는데

한 시간 후 언니와 다시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가 오려는지

언뜻언뜻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보였다.

한 해 한 해 빌게 되는 소원은 적어지고

그 중 가장 큰 소원은 가족의 건강이고

두번째가 지금 이대로의 편안함과 행복 유지

마지막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며 행복하길 바라는 거였는데

딱 한 사람만큼은 소원빌기에서 올해도 제외했다.

내 마음이,

내 머리가,

내 가슴이 아직은 아니라고 하기에

그냥 제외하고 빌었을 뿐이다.

둥근 보름달 만큼이나

내가 아는 모들 사람들이

남은 올 한 해

둥근 보름달처럼 꽉 차게

행복한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내가 보름달에게 빌은 소원이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내 마음이 좀 더 유연해져서

한 사람도 제외함 없이

소원을 빌었으면 좋겠다.

 

고향을 오가며 바라본 들녘에는

황금빛으로 벼들이 익어가고 있고

뒷산에 밤송이들도 알밤을 툭툭 떨어뜨리는

더없이 풍요롭고 아름다운 이 가을날

마음에도 아름다운 가을빛이 물들었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