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디어 마이 프랜즈'는 먹먹함이다

소솜* 2022. 3. 17. 11:34

본방으로 시청할 때도

매회 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울다가 눈이 충혈되곤 했는데

역시나 지난 주 종편에서 다시 보여주길래

또 울고,

또 먹먹하고

오히려 본방사수 할 때 보다

더 마음에 와서 닿아서 명치가 절절~~!!

남의 일이 아니라서 더더욱!!

 

'디어 마이 프렌즈' 명대사

 

나는 엄마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제발 나랑은 상관없이 혼자 알아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으니까.

 

누가 그랬다.
우린 다 인생이란 길 위에 서 있는 쓸쓸한 방랑자라고.
그리고 그 길은 되돌아갈 수 있는 길과 절대 되돌아갈 수 없는 두갈래 길로 분명히 나눠져 있다고.
어떤길은 이미 지나쳐왔어도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되돌아갈수 있어서 즐거운 설레임이 되고 기쁨이 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고 싶은 찬란한 희망이나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어떤 길은 이미 너무 멀리와서 혹은 이미 돌아가는 길이 가로막혀
되돌아갈래야 되돌아갈수 없는 길이 되버리기도한다.

 

살면서 아무리 경험많은 어른이어도 이 세상에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경험은 그 누구에게나 단 한번뿐. 그래서 슬픈건 어쩔수없이 슬픈것. 늙은딸이 늙은엄마를 그렇게 보냈다.

 

누군가 그랬다. 우리는 살면서 세상에 잘한일보단 잘못한일이 훨씬 더 많다고. 그러니 우리의 삶은 언제나 남는 장사이며 넘치는 축복이라고. 그러니 지나고 후회말고 살아있는 이 순간을 감사하라고. 정말 삶은 축복이고 감사일까.

 

엄마의 암소식을 처음 전해 들으며 나는 그때 내 이기심을 보았다. 암걸린 엄마걱정은 나중이고, 나는 이제 어떻게 사나.. 나는 오직 내 걱정 뿐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 다 너무나 염치 없으므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부모가 자식을 더 사랑한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아마 그 말은 부모된 입장에 선 사람이 한말일거다. 우리 자식들의 잘못은 단 하나. 당신들을 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영원히, 아니 아주 오래 우리 곁에 있어줄거라는 어리석은 착각

인생이란 게 참 잔인하단 생각이 들었다. 젊은날은 그렇게 모든걸 하나라도 더 가지라고 놓치지말라고 악착같이 살라고 내 어머니의 등을 떠밀더니, 이제 늙어선 자신이 부여잡은 모든걸 그게 목숨보다 귀한 자식이라고 해도 결국엔 다 놓고가라고. 미련도 기대도 다 놓고 훌훌 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으니.. 인생은 그들에게 얼마나 잔인한가. 게다가 인생은 언제 끝날지 그 끝도 알려주지 않지 않는가. 올때도 갈때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 인생에게 어른들을 대신해 묻고 싶었다. 인생아 너 대체 우리보고 어쩌라고 그러느냐고.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왜 나는 지금껏 그들이 끝없이 죽음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고 생각했을까. 그들은 다만 자신들이 지난날 자신들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것처럼 어차피 처음에 왔던 그곳으로 돌아갈수밖에 없는거라면 그 길도 초라하지 않게 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을 너무도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내고 있는데.. 다만 소원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이 좀 더 오래가길.. 아무런 미련이 남지 않게 조금 더 오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