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그런 날이 있다

소솜* 2022. 3. 20. 21:36

그런 날이 있다.

한 통의 전화, 문자, 톡이 오지 않는날도 있지만

대여섯통 넘게 전화가 오는 날도 있어

휴대폰 들고 있는 손이 절절한 날

오늘이 그랬다.

아침 8시 쯤부터 울리기 시작하던 휴대폰이

저녁 8시까지 드륵드륵 떨며 진동이 계속된 날.

오랜만에 전화를 해줘서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

코로나19로 인한 서로의 안부로 시작된 통화는

결국은 듣지 말았더라면,

알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듯 싶은데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듯

나또한 비껴갈 수 없는 관심에 

"그랬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랬구나~, 그럴 수 있지~설마? 정말일까?

하여튼지 사람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니까~"등

나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호응해 주고

그 추임새에 전하는 사람은 더 신이 나서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 긁어서까지~~

오늘의 전화 중 두어통은

까도까도 또 깔게 남아있는 양파처럼

한 번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면

한바퀴 휘돌아 전하는 말에 살이 붙어

양파가 호박만해졌다.

그 호박이 결국은

아무 관계도 없는 내 마음을 누른다는 걸

살아오는 동안의 경험으로 충분히 알면서도

추임새까지 넣으며 들으며

걸러내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럽고ㅠㅠ

이야기 중에서는 남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고

재미있는 남의 이야기 중에서도

단연코 연애사가 가장 재미있다는데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 가장 무거운 마음인 이 아니러니라니~~

짙은 어둠으로 하루가 스며들고 있다.

마음 편하게 내일을 맞기 위해

나는 아무것도 들은 게 없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