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이런 것들은 꼭 먹어줘야 명절이지

소솜* 2022. 9. 12. 00:58

명절에 먹어줘야

어디가서 명절음식 먹었다 하는 네가지

간장게장,  LA갈비, 잡채, 전

사다 먹는 거 미덥지 않아

올 추석에도 정성과 손맛으로 직접 만들었다

 

봄에 급냉시켜 얼린 알이 꽉찬 암꽃게를

거금 50만원 10kg 38마리를 직접 구매

 

흐르는 물에 솔로 구석구석 깨끗이 씻어

물기가 빠지면 다림간장으로 풍덩

 

사과, 양파, 대파, 표고버섯, 홍고추, 파뿌리, 물

황기, 감초, 마늘, 생강, 통후추, 월계수잎을 넣고

팔팔 끓으면 중불에서 30분 정도 더 끓여

 

면포에 건더기를 거른 후에

 

진간장, 소주, 매실액, 설탕을 넣고 팔팔 끓여 식혀

 

배가 위로 보이도록 게를 넣은 후

다림간장을 게가 충분히 잠기도록 넣으면 끝~~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보내드리는 날짜가 달라

이틀 간격으로 두 통씩 두  번 담궜지.

다림장을 짜지 않게 해서 3일 후

다시 한 번 끓여서 붓고 2일 후

 

총 5일이 지나 꺼내니

알이 꽉 찬 먹음직스런 밥도둑에게

제대로 밥 도둑 맞았네 ㅎㅎ

정성을 다해 담그어 보냈으니

부모님, 지인들도 맛있게 먹었으리라~~

 

핏물을 빼서 준비해둔 양념장에 풍덩 빠뜨린 후

통에 한 대씩 예쁘게 담아 하루 냉장실에서 숙성

한 통은 추석에 먹고 한 통은 얼리기 위해

중간중간 비닐 깔고 담으면 얼은 후에

한 번 먹을 만큼씩 떼어내기가 좋음

 

올해 추석 물가가 후덜덜 했는데

그 중에서 단연 1위는 시금치였던 거 같다.

잡채에 시금치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 같아

시금치도 넣고 제대로 잡채맛을 냈더니

역시 식구들이 엄지척 해주네ㅎㅎ

 

대구전, 육전, 꼬지전도 부쳤는데

사진을 찍는다는 걸 먹느라 깜빡ㅠ

전은 부치면서 먹는 게 최고의 맛ㅎㅎ

 

올해 추석 보름달은 슈퍼문이라 해서 기대를 했는데

구름에 가려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오후에 내려간 고향집  옥상에서

부모님, 형제들과 달맞이를 제대로 하며

꼭 이루고 싶은 소원 다섯가지를 빌었다.

올 추석도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으며

즐겁고 뜻깊게 보내서 뿌듯하다

배둘레햄을 좀 더 통통하게  만들었지만ㅎㅎ

 

내일, 아니 오늘인가 헷갈리네

아직 잠을 안잤으니 내일은

명절음식 기름기 제거하러 커피 마시러 가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