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부터 아무 이유도 없이 허리통증이 있더니만
엊그제는 서 있는 것도 부담이 되어
제일 친하지 않은 병원을 친한 척 방문했다.
이것저것 증상을 속사포로 묻더니만
x-ray 촬영을 하는데 은근 걱정이 되었다.
'혹시 디스크는 아닐까'
'척추에 나도 모르게 실금이라도 간게 아닐까'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닐까' 등등
걱정 한가득 안고 결과를 듣는데
디스크도 아니고 척추는 나이보다 젊다기에
자존감 뿜뿜 하려고 하는데
"여기 하얀색 보이죠? 이게 염증인데요이 염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한 통증이 있었던 겁니다"
"원인이 무엇인데요?"
"특별한 원인이 있는 건 아니구요. 나이 먹어서 오는 퇴행성 염증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병원에 가면
웬만한 병의 원인은 다 스트레스 때문이라더니
요즘은 원인이 나이들어서 오는 자연적인 거라고 하는데
스트레스 보다 나이들어서가 더 화가 확 치밀어 오르네.
뻑하면 나이들어서 그렇다고 그러려니 하면서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잘하라나 뭐라나
나이든게 벼슬도 아닌데
아휴~~듣기 싫어 그넘의 소리ㅠㅠ
염증 제거를 위해서 영상을 보며 주사를 놓는다더니만
한 두 번도 아니고 열댓번은 찔러 대는데
눈물이 찔끔찔끔~~
오늘 4시에 또 가야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네
분명 스테로이드 주사일 것 같은데
또 맞아야 한다면 염증 잡으려다 사람 잡는 거 아닌지 몰라.
건강은 타고났다고 주변에서도 부러워했는데
이게이게 그게 아녀
타고난 건강은 이제 운이 다하고
관리하는 건강이어야 하는데
그동안 너무 자만하고 관리를 안했더니만
오히려 관리 잘하는 '골골 백살'이 부러워지려 한다니까.
거기다 엄마가 젊어서는 감기도 비껴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병과 친해지시더니만
결국 허리까지 아프셔서 고생하시다 천국가셨지.
내가 엄마의 체질을 많이 닮아 비슷한 증상들이
서서히 고개를 삐죽 내미는 게 심상치 않아ㅠㅠ
날씨는 더없이 좋은데 미세먼지는 더없이 나쁘고
마음은 더없이 건강한데 몸은 더없이 골골골~~
마음 굳게 먹고 가보자고 친구맺기로 한 그곳으로!!
설마 사람이야 잡겠어 사람을 살리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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