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치 않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잡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 번에 먹자니 입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어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이병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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