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이렇게 쓰면 전기요금 폭탄 없다
에어컨, 쓸 때 쓰더라도 전기 요금 아끼려면?
그 어느 계절보다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흐르는 여름에 받는 고지서가 가장 무섭다. 에어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선풍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더위에 어쩔 수 없이 사긴 했지만, 웬만하면 사용하고 싶지 않은 대표적인 가전제품에 에어컨이 꼽히는 이유는 바로 전기요금 탓일 것이다. 더위가 지속될수록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전기요금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아껴보자는 생각에 조금 시원해지면 바로 에어컨을 끄거나 방문을 다 닫은 채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에어컨 바람을 쐬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에어컨 사용법은 없을까?
쭉 켜놓는 게 이득?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하면 더 많은 전력이 소모되어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은 매체에서 알려준 부분이다. 실제 한 실험에 따르면 2~3시간 동안 에어컨을 켜놓고 외출하는 것과 외출 3시간 동안 에어컨을 꺼두고 집에 돌아와서 다시 작동시키는 것의 전력 소비량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에어컨이 이 내용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에어컨은 크게 '인버터형'과 '정속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계속 켜두는 게 이득인 에어컨은 이중 인버터형만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에어컨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컴프레서(압축기)'는 냉매를 압축했다가 방출하는 과정을 통해 실내의 열을 바깥으로 내보내 더운 공기를 차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컴프레서 작동을 줄여야 전력소비를 최대한 낮출 수 있다. 인버터 에어컨은 실내 온도가 설정한 온도에 다다르면 컴프레서의 작동 속도를 늦추도록 설계돼 있는 반면, 정속형 에어컨은 컴프레서가 가동 시간 내내 항상 최대로 운전된다. 달리기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정속형은 쉬지 않고 계속 빨리 뛰는 성향을 지닌 격이고, 인버터는 정해 놓은 목적지를 향해 최대 속도를 내다가 목적지에 다다르면 천천히 걷는 성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즉, 상대적으로 인버터 에어컨이 정속형 에어컨보다 에너지를 더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인버터 에어컨의 경우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 나온 에어컨은 대부분 정속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에어컨이 어떤 제품인지 확인하고, 인버터형이라면 계속 켜두는 것이 좋다. 한 번 시원해진 집을 계속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전력보다 더워진 집을 차갑게 식히는 데 필요한 전력이 훨씬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인버터는 희망 온도에 도달할 때까지 소비전력이 높아졌다가 시원해지면 다시 줄어든다. 이후에도 온도가 높아지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가 온도가 떨어지면 다시 낮아졌다를 반복한다. 따라서 실제 소비전력량을 확인하고 싶다면 순간 소비전력이 아닌 일정 시간의 소비전력량을 비교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업체에서는 자사의 기존 정속형 제품과 비교했을 때 자사의 인버터형이 60% 가까이 절전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낮은 온도로 맞춰 놓고 세게 틀기
에어컨을 사용할 때 전기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처음부터 낮은 온도 및 강풍 모드로 설정하는 것이다. 왠지 낮은 온도로 설정해 놓으면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요금 폭탄을 맞게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료에는 누진세가 적용돼 전력 소비를 최대한 적게 하는 것이 전기요금 절약의 핵심이다. 최대한 빨리 실내 온도를 낮춘 후 목표 온도에 도달한 이후 서서히 온도를 올려 컴프레서의 전기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선풍기·에어 서큘레이터같이 틀기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아무리 세게 틀어 놓아도 실내 온도가 낮아지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틀어 놓으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선풍기가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대류 현상을 가속하기 때문에 실내 내부의 냉기가 순환되면서 냉방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한 매체의 실험 결과 에어컨과 선풍기를 같이 사용할 경우 온도를 낮추는 데 약 20%의 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순환에 주로 사용되는 에어 서큘레이터도 선풍기와 마찬가지로 공기를 순환해 줘 구석 곳곳까지 사각지대 없는 냉방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에어컨과 선풍기 동시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공간인데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다중이용시설이라면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최근 중앙안전대책본부는 비말이 바람을 타고 실내를 떠다니는 것을 막기 위해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에어컨 및 실외기 관리로 에너지 손실 막기
주기적으로 에어컨과 실외기를 청소해 주는 것만으로도 냉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우선 에어컨의 경우 2주에 한 번씩 필터를 청소해 주면 냉방효과가 상승돼 전기요금을 효과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에어컨 청소법은 제품별로 다를 수 있어 반드시 제품 설명서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보통 에어컨 관리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데, 실외기 청소와 관리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실외기는 공기배출구에 먼지가 쌓이거나 물건이 놓여 있을 경우 에어컨의 더운 공기가 효과적으로 배출되지 못해 전력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기 쉽다. 실외기는 에어컨 가동 전 깨끗이 청소해 주고 통풍이 잘 되는 탁 트인 곳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윤서 기자. ⓒ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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