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여긴 엄마 천국 간 후 이틀째 많이 추운데 천국은 따뜻하지?
엄마가 벌써 그립고 보고 싶어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는 자식들 넷이 같이 왔어.
엄마가 늘 칭찬하던 맏딸 언니야. 동네사람들이 효녀상을 주자고 할 정도로 엄마에게 각별하고 엄마의 수족이 되어 뭐든 해결해 주고 힘이 되어 작은일이든 큰일이든 언니에게 맡기면 안심하고 흡족해 했잖아. 한 달 전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나보고 언니 같은 사람 없으니 잘 하라고 한 거 잊지않고 엄마 말씀대로 언니에게 잘할게.
외국에 자주 나가 있어서 많이 보고싶어 하던 큰아들도 같이 왔어. 없는 집에서 잘 해준 것도 없는데 대기업 전무까지 되고 다들 짤리는 나이에도 짤리지 않고 인정받고 회사생활한다고 엄마가 많이 기뻐하고 대견해하셨잖아. 그 큰아들은 그동안의 성실함과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회사생활 한다하니 엄마, 하늘에서도 행복해 하실거지? 장남을 늘 든든해 하셨는데 엄마 천국 가는 날까지 든든하게 장남 역할 잘했어. 앞으로도 장남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할테니 걱정하지 마.
태어나서 3일 후부터 나무하러 다니느라 하루종일 젖도 못먹고 차가운 방바닥에서 울다울다 지쳐서 키도 못크고 허약하다며 돌아가시는 날까지도 마음 아파하신 막내아들도 같이 왔는데 엄마 보여? 그 막내아들이 꽃좋아 하시는 울엄마 꽃길만 걸으며 천국 가시라고 그리 많은 꽃길을 만들어 줘서 기쁘게 웃으며 천국 갔지? 너무 걱정하지마 엄마도 봤잖아 막내아들이 교육계에선 얼마나 영향력이 있고 수많은 선생님들이 믿고 의지하며 힘을 얻고 있는지. 초등선생님들이 교장선생님 이름은 몰라도 엄마 막내아들 이름은 다들 알고 있더라구 그정도로 대단한 아들이니 충분히 뿌듯해 해도 돼. 작년에 교육현장에 큰 일들이 많아 온 힘을 기울이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잠시 번아웃이 와서 아직까지는 힘들어 하는데 얼른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셋이 따뜻하게 보살펴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쉬어.
엄마 오래전에 내가 했던말 기억나? 엄마는 언니는 고생많이 했다며 고마워하고, 큰동생은 외국생활 많이 한다며 안타까워 하고, 막내는 젖한번 제대로 못 물렸다며 늘 짠하게 여기는데 왜 유독 나는 뭘해도 당연하게 여기며 고마워하지도 않고, 안타깝게 여기지도 않고, 짠해하지도 않느냐고 울면서 따지고 들었더니 엄마가 그랬잖아, 너는 순탄하게 잘 살아서 엄마 신경을 안쓰게 해줘서 표현을 안했었는데 그게 얼마나 엄마를 기쁘게 하는지 모른단다 하시며 그게 서운했었냐? 하실 때 그래도 그땐 조금 서운하기도 했었어. 하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것도 효도였던거 같아. 언니처럼 엄마에게 진심을 다하는 효녀로, 큰동생처럼 대기업 임원으로 뿌듯하게 하지도 않고, 막내처럼 교육계에 한획을 긋는 대견함으로 엄마에게 효도하지는 않았어도 걱정 안하게 잘 살고 있으니 이것도 효도 맞지?
엄마, 우리 사남매 어디다 내놓아도 모든 면에서 뒤쳐지지 않는 건 다 엄마의 고생과 희생과 기도 덕분이야. 엄마도 하늘에서 흐뭇해하시며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우애있고 건강하게 잘 지내라고 응원해 줄거지? 우리 사남매 아버지 잘 모시고 서로 의지하고 따뜻한 마음 나누며 우애있게 잘살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이다음에 우리들이 엄마 곁으로 가면 꼭 엄마의 아들, 딸로 다시 만나자.
엄마는 자식들에게 최고의 엄마였어. 엄마, 너무 고맙고 많이많이 사랑해.
우리 자주자주 엄마 만나러 올게.
다음에 만나는 날까지 천국에서 편안히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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