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6

그 와중에도 배는 고프다니ㅠ

친구들과 카페에서 이야기 하는 중 언니의 다급한 전화가 왔다. 엄마가 평소와 다르고 이상하다며 두렵고 무서우니 내려올 수 있느냐고. 부랴부랴 집으로 가서 대충 준비해서 7시에 출발 도로는 깜깜하지 비는 쏟아지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눈물은 펑펑~~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도 배는 고프고 결국 화성휴게소에서 도넛과 빵 커피를 사서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 들으며 차안에서 먹는데 아~~자식은 역시 엄마와는 다르구나 싶었다. 내 딸이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배고픔을 느꼈을까? 설혹 느꼈다 하더라도 휴게소에서 먹고 있을까? 그게 서럽고 미안해 꺼이꺼이 울며 우걱우걱 먹고 있는데 엄마가 정신을 차리셨다고 언니가 연락을 해왔다. 긴장이 훅 빠져나가며 멍~~ 치사랑은 내리사랑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거ㅠ 요즘 들어 부쩍..

미친 기대는 아닐런지

그럴 거다 미친 짓이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결과는 다른 일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으면서 다른 삶을 기대하는 것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 내게 편하고 익숙한 것은 아무것도 놓아버리기 싫은데 내가 꿈꾸는 것은 지금과 다른 무언가라면 그건 미친 거라는 얘기겠지. 그런데 난 그 미친 거라는 얘기의 삶도 살아보고 싶은 건 또 뭘까나 놓아버리기는 싫은데 '무언가'는 꿈꾸는.... 여자는 행복할 때 다른 곳을 바라보고 남자는 불행할 때 다른 곳을 바라본다 했는데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의 행복한 삶은 그래로 유지하면서 다른 삶도 기대하는 나 이게 바로 미친 기대는 아닐런지... 아파트 현관 앞의 단풍도 미친 듯한 빨강으로 물들었네그려.

행주街 예술이夜

해마다 짧은 가을이 아쉽고 안타까웠는데 올해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부지런히 서울 근교의 가을을 눈에, 마음에, 가슴에 담기 바쁜데 어느새 가을은 9부 능선을 넘고 있었다. 행주산성의 가을도 발 아래 밟히는 단풍이 못내 아쉬웠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수런댐이 밟히는 낙엽소리와 어우러져제대로 늦가을의 연주가 되었던 날사각댐의 추억 하나 더해졌다. --------------------------------------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때 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머리에 꽃만 안 꽂았지 완전ㅋㅋ

이 가을을 어찌할꼬~~ 엊그제 오전 시강을 마치고 집으로 오며 가을에게 홀려 주차하고 보니 현충원 형형색색의 단풍을 보니 '빨리 가서 밥 먹어야지'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한 시간 정도 산책하며 슬슬 가을 속으로 빠져들어 혼자 낙엽을 뿌리며 '나 잡아 봐라' 놀이도 하고 빈의자에 휴대폰 세워놓고 셀카 놀이도 하고 낙엽을 밟으면 생각에도 잠겨보다 정신이 번쩍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많은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곳곳에서 단풍구경 온 사람들이 힐끗힐끗 머리에 꽃만 안 꽂았지 완전 '미xx' 현충원에 정신 나간 여자가 있다고 뉴스에 나오지 않은 게 다행이야 ㅋㅋ 이러다가 가을이에게 지면 판도라 상자를 열어 최악의 실수를 할 것 같아 정신줄을 동아줄로 꽁꽁 동여매 본다. 술을 끊기 전에 두어 번 술이 나를 마셔버리던 날 ..

소문이 자자한 '산골농원'으로 출동하다!

가평 산골농원 '솥뚜껑 닭볶음탕' 작년부터 한 번 가보자고 벼르고 별렀던 산골농원 솥뚜껑 닭볶음탕 주문을 하고 계산을 미리 하면 참나무 닭볶음탕을 준비하는 넓은 공간에 열 개가 넘는 솥뚜껑 위에서 지글지글~~ 감자와 야채가 익으면 수레처럼 끌고와서 테이블 옆에 놓고 계속 끓이면서 덜어서 먹다보니 마지막까지 뜨겁게 먹을 수 있고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화력이 좋아서 난방도 제대로 되고 비쥬얼도 그만이고, 맛도 그만이고 다 먹은 후 볶음밥을 주문하면 전문가의 손길로 하트 볶음밥 완성 먹기가 아까울 정도로 예뻐서 눈이 황홀~~ 숯불의 뜨거움도 잊고 열심히 박박 긁었는데도 하트의 모양이 유지되는 게 신기했다. 볶음밥도 자신의 역할을 다 했음에도 저렇듯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데 사람과 사람의 사랑 흔적은 이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