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익은 '채운들녘' 어디쯤에 엄마도 논도 있을텐데어렸을 적 새참 이고 가는 엄마를 따라한 손에는 막걸리 주전자, 한 손에는 물 주전자를 들고 갔었는데지금은 아버지 명의로 된 논이 몇 마지기 있다는 건 알아도바둑판 모양을 논에서 엄마의 논을 찾질 못하겠다.명의만 아버지이지 엄마가 절약하고 품팔아서 산 논인지라우린 늘 엄마의 논이라 불렀었다.처음 논을 사시고 눈물 훔치시던 엄마 모습이뇌리에 각인되어 지금도 생생한데그 엄마의 논에서 저렇듯 낟알은 여물었는데들녘을 바라보시며 흐믓해 하시던 엄마 모습을이 가을부터 영영 볼 수가 없다는 게실감도 나질 않거니와 믿기지가 않아 시골집 옥상에 올라가 채운들녘에 오버랩되는엄마 생각에 한참을 그렁그렁 마음이 울었다. 작년 이맘때 쯤에는 엄마의 밭에는배추, 무, 대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