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다 3

눈물나도록 고맙고 위로가 되었다

노을이 붉게 물들어 가는 서쪽하늘을 바라보며 우린 많은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나누었다. 그동안 꺼내 보였던 감정들을 다시 펼치며 새삼스러워 피식 웃기도 하고 쑥쓰러워 귓볼이 빨개지기도 하고 유치해서 괜한 말도 섞어가며 시간이라는 세월 앞에는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음을 서로 환한 웃음으로 인정하고야 말았다 가장 승자는 흘러가는 시간임에 두 손 들어 항복~~ 나만 주름살이 늘고 나만 옆구리살이 붙고 나만 둥그런 배가 아니라는 게 왜그리 눈물나도록 고맙고 위로가 되던지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방부제 동안도 세월에게 진다는 게 내겐 묘한 쾌감까지 안겼다 우리는 각자의 나이에 걸맞게 나이들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생각도 쓸쓸함도...... 그런데도 이상하게 편안했다 11월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으레 치르는 연례행사지 뭐~~

이거이거 가을바람 맞지? 낮에는 곡식 익으라고 뜨겁지만 바람은 확실한 가을이야.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만 허파에 바람 빵빵한 거 아녀 가을바람은 쓸쓸함까지 더해져 더하면 더하지 절대 덜하지 않다니까~~ 풍요 속에 빈곤이랄까?? 사람은 많은데 옆구리는 더 시린 건 뭔 이유여~~ 암튼 허파에 바람 들어오기 시작했어 바람 맞으러 갈거야 이 가을 좋은 바람이 가슴에 넘치도록 불어주길 바랄 뿐이야 그건 그거고 가을바람 맞으러 그곳으로 간다. 엄마의 품 속 같은 그곳으로~~!! 사람은 누가 뭐래도 자기 중심적으로 삶을 사는 거니까 옆구리를 절절 끓게 하든 눈에서 레이저 빛이 반사되든 아무튼 일단 허파에 바람부터 빵빵하게 터질 정도로 넣어볼 거야 터지면 올해도 옆구리 시리면 되고 뭐 한 두 번도 아니라서 이젠 아무렇지..

가을과 겨울 사이~~

2021년 마지막 달 십이월 한 해의 마무리 멋지게~~ 파이팅~~!! 코로나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는 다가오고 포인세티아를 보고 있노라니 크리스마스에 좋은 일을 예감하듯 왠지 기분이 좋고 설레이네. 잎이 떨어진 나무 유유히 흐르는 강물 텅 빈 야외 풍경들 가을과 겨울 사이의 쓸쓸함 우겨대도 그저 겨울이다. 갈색빛은 뭔가 모르게 그리움과 쓸쓸함이 묻어 있는 거 같다. 그래서 가을색인가 보다. 실내는 겨울 분위기가 풀씬~~ 올해는 다들 지치고 힘드니까 그 여느 해보다도 마음이라도 따뜻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전 수업 마치고 고향으로~~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한 끼라도 더 챙겨드리는 게 돌아가신 후에 잘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석유 아깝다고 보일러도 안 켜시고 정기장판에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