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꿀꺽 삼켜도 여전한 사람들이 있다. 삼켜진 세월 속 추억들을 언제 뱉어내 펼쳐도 그립고 즐겁고 행복한 그녀들과의 세월은 그러하였고 여전히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스무 너댓살에 첫발령지에서 만난 그녀들 작은 시골 학교라서 샘들 모두 가족 같았다. 서울로 학교를 옮기 후에야 알게 된 건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가족 같기는 어렵다는 거. 그래서 더더욱 그시절이 그리운가 보다. 한 달여 동안 오후 내내 뜨거운 가을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며 연습했던 운동회 무용 일주일에 한 두번씩 교직원 배구대회 후 장작불에 구워 먹던 삼겹살과 김치찌개 처총회(결혼 안한 남여 선생님들 모임)에서 똑같은 14금 반지 맞춰서 끼고 주말이면 도시로 나가 접했던 신문화 삽교천 방조제 둑에 앉아 별 바라보며 기타 반주에 맞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