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4

나 자신과의 관계맺기 시간들

초등학교 시절 검사맡기를 위한 일기는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서 그 시절의 일기장은 어디로 갔는지 없다. 중학교 시절부터는 검사맡기를 위한 일기가 아니라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내 안에 있는 나에게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 스토리를 하기 전까지는 손글씨 일기를 꾸준히 써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기장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상자에 밀봉 포장을 해서 시골집에 보관중이고 최근 10여년 정도의 일기장만 집에 두고 가끔씩 그시절, 그곳으로 돌아가곤 한다. 손가락이 아프기도 하고 수정이 가능한 지금의 sns와는 달리 역시 일기는 손글씨가 제 맛이고 내 마음이 더 잘 닿은 거 같다. 어제 오후, 바쁨이 지나고 잠시 시간이 주어져 지난 일기장을 펼쳐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그 시간 속에 자주 쓰..

미친 기대는 아닐런지

그럴 거다 미친 짓이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결과는 다른 일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매일 똑같은 삶을 살고 있으면서 다른 삶을 기대하는 것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 내게 편하고 익숙한 것은 아무것도 놓아버리기 싫은데 내가 꿈꾸는 것은 지금과 다른 무언가라면 그건 미친 거라는 얘기겠지. 그런데 난 그 미친 거라는 얘기의 삶도 살아보고 싶은 건 또 뭘까나 놓아버리기는 싫은데 '무언가'는 꿈꾸는.... 여자는 행복할 때 다른 곳을 바라보고 남자는 불행할 때 다른 곳을 바라본다 했는데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의 행복한 삶은 그래로 유지하면서 다른 삶도 기대하는 나 이게 바로 미친 기대는 아닐런지... 아파트 현관 앞의 단풍도 미친 듯한 빨강으로 물들었네그려.

친숙했던 일상이 낯설음이 되다

올해는,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다보니 오랫동안 습관이 되었던 일상이 와르르 무너지고 새로운 일상이 생겼다. 어느 날은 출근이 오히려 낯설다. 친숙했던 일상이 낯설음이 되고 낯설었던 일상이 친숙함이 되는 이 상황들이 빨리 끝나고 오랜 습관의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 어제도 재택근무 시간을 마치고 답답해서 한강변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일주일에 두서너 번은 봤을텐데 왜 어제서야 눈에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마른 억새가 드넓게 펼쳐졌는데 장관이었다. 자연만 그런 것이 아닐게다. 사람도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갔는데 어느 순간 눈에 들어오는 것들로 실망을 하기도 하고 더 신뢰를 하기도 하게 되는 거 같다. 하루 종일 현관 문을 열어보지 않아 저녁 무렵이 되면 춥지 않을까 싶어 기모 트레이닝 바지에 폴라티에 구스 점퍼 입고 스..

일상의 소중함을 뼈저리도록 느낀 날에

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 중 하나, 생일날 즈음에는 확진자가 2,3백명씩 나와 미루다미루다 더 미루면 내년 생일날이 될 거 같아 열흘이 지나서 조심조심 모였다. 내 생일이 아니라서 더더욱 뒤늦게라도 축하해 주고 싶었다. 먹는 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지만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건 안오는 잠도 자는척 하며 피하고 싶은데 생일만큼은 의미가 다른 거 같다. 태어났으니 인연이 되었고 인연이 되었으니 지금 행복하지 아니한가. 믿음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했으니 마음에서 불신이 싹트지 않도록 각자의 마음을 서로에게 투영시켜 오래도록 믿는 인연이 되고프다. 참, 밥 먹을 때, 커피 마실 때, 사진 찍을 때 어쩔 수 없이 마스크 벗었고 그 이외에는 네사람 모두 방역수칙 철저히 지키고 마스크 벗은 적이 없다는 걸 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