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마음의 위치 에너지

소솜* 2021. 2. 6. 18:18

가끔씩...

혼자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혜택에서 벗어나

완벽한 아날로그 만이 존재하는

산 속 오두막집 같은 곳.

'소나기' 영화에 나왔던

징검다리가 놓인 낮은 개울이 있고
보라색 제비꽃이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인채
돌 틈에 살포시 피어나 있고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친구삼아
현실의 모든 일상을 접은 채

읽고 싶었던 책만 몇 권 읽으며
혼자 며칠을 쉬었다 오고 싶을 때가 있다

나 혼자만의 한적함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다.

오롯이 혼자만...

 

커피 한모금을 다시 넘긴다.

식은 커피는 싫어하는데

어둠이 내려앉으며

주변의 풍경을 삼키려 하는 이 시각엔

식은 커피도 제법 잘 어울리는 거 같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모아본다.

사람의 마음에도 위치 에너지가 존재해

감정이 희망을 향해 끝없이 올라가다 보면

절망으로 추락할 때 충격도 몇 배가 되는 거 같다.

확실한 믿음이나 자신감이 없을 땐

적당히 희망에 올라가면

자신의 한계를 한 번 돌아보며

완급 조절을 해야만

낙하거리도 짧고, 충격도 덜하겠지.

마음의 위치 에너지를 잘 조절하는 거

그또한 슬기로운 인생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