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는데 불현듯 커피는 카페에서 마시고 싶어서
검색해서 저장해둔 장소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곳으로 무작정 출발~~
sns에서 본것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한 시간여 설렘을 품고 도착한 곳이기에
점심도 먹을 겸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이층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읽고 싶은 책을 펼치고
한 장이나 읽었을까 싶은 순간,
뒷좌석에 앉은 다섯명의 수다에 정신까지 혼미해졌다.
그동안 수많은 카페를 다녔어도
1~3층에 남자손님이 한 명도 없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4시간이 넘도록 쉼표 없이 수다를 펼치는 모습도 처음이었다.
시댁흉, 남편흉, 자식흉이 고갈되었다 싶은 순간
친구흉, 지인흉, 연예인흉ᆢ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건만
내가 나올 때까지 수다삼매경에서 벗어나질 못했으니
아마 다섯명의 도마위에 오른 사람들은
탕탕이처럼 잘게잘게 부서졌을 듯.
이어폰을 꽂았음에도 독서에 집중을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여자들의 수다에 경의까지 표하고 싶어졌다ㅋㅋ
나도 친구들과 만나면 저 정도일까 반성도 해보고.
쇼파 전시ㆍ판매까지 하는 카페라서
테이블마다 자사 쇼파가 놓여져
편안하고 예쁘긴 했는데
쇼파의 편안함보다 마음의 불편함이 더 지배를 해서
집으로 오는 내내 흉만 보던 아름답지 않은 말소리들이
차 안을 둥둥 떠다니며 귀에 부딪혀
유쾌하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거 같다.
'남의 흉 한가지면 내흉이 백가지'라고 했는데
아마도 다섯여자들의 흉은 만가지도 넘을 듯싶네ㅋㅋ
다음부터는 친구들과 카페를 방문하게 되면
소곤소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만 입밖으로 내보내야지.
우린 원래 흉은 잘 안보는데 목소리는 커ㅋㅋ
책을 눈으로 읽은 게 아니라 귀로 읽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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