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이런 나를 우짜면 좋노~~

소솜* 2024. 6. 13. 11:31

하나--단백질 보충 해볼까 싶어 들기름에 계란후라이 두 개 하고 프라이팬을 키친타올을 깨끗이 닦은 후 닦은 휴지를 버려야 하는데 후라이팬을 버리다니ㅠㅠ 두 개 전용 후라이팬이라 작아서 휴지통으로 쏘오옥~~다시 꺼내 세제로 깨끗이 닦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 우짜면 좋노~~
 
둘--전자렌지에 장조림 데워 먹으려 돌려놓고 깜빡 잊어 이틀 후 밥 데우려고 열었다가 얌전히 앉아있는 장조림 접시 보고 '니가 왜 여기있어?' 어이없어 혼잣말이라니 우짜면 좋노~~~

셋--마우스 넣어왔다
퇴근하며 컴터 끄고 책상 위에 있는 블러 넣어 온다는 게 무선 마우스 넣어 집에 왔다. 내일은 마우스에 커피 담아 가야하나? 우짜면 좋노~~


넷..집 주변 산책하는데 쑥갓꽃이 너무 예뻐 사진 찍어야겠다 싶어 휴대폰을 아무리 찾아도 없네. 다시 집에 가서 휴대폰 가져오려고 엘베 탔는데 귀에 꽃은 버즈에서 '매불쇼'가 뚝 끊어지길래  뭐지 싶어 휴대폰 꺼내 확인하다 '아~~휴대폰 여기 있네' 꿍시렁대며 다시 밖으로 나가 쑥갓꽃 찍으며 혼자 씩씩댔으니 우짜면 좋노~~

 
다섯..친구와 공원에서 꽃구경 하며 아이스크림 먹다가 흘려 옷에 묻어 친구에게 "휴지 있니?" 물어본다는 게 "00야 쓰레기 있니?"하고 물었더니 친구 대답 "아직 다 안먹어서 쓰레기 없는데" 하는 거다. 덤 앤 더머도 아니고 완전 내게 걸맞는 친구다 ㅋㅋ 우짜면 좋노~~

여섯..친구와 약속을 잡으려고 저녁 먹고 7시쯤 전화해서 "점심 먹었니?" 물었더니 "저녁도 먹었는데" 대답하며 지금이 몇시인데 점심 먹었냐고 묻느냐고 깔깔대는 친구야~~알잖아 나 손 많이 가는 거 ㅋㅋ 이런 나를 우짜면 좋노~~

일곱..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 배불러서 숨을 헉헉대며 그렇게 될 때까지 먹은 나 자신이 한심해 하면서도 손으로는 빵 뜯어 먹고 있는 나를 우짜면 좋노~~

 
여덟.. 며칠 전 친구와 베이커리카페에 갔다가 남은 빵 상자에 곱게 포장해서 갖고 나와 건물입구에서 인증샷 찍는다고 잠깐 내려놓고 까마득히 잊고 한참을 가다가 친구에게 "야, 빵 포장한 거 안가져왔다'라고 했더니만 친구도 '뭘 새삼스럽게'하는 표정으로 당연한 듯 받아들이네ㅠㅠ 이젠 친구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니 우짜면 좋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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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제는 한계치를 넘어선 거 같다. 주변 친구들도 선글라스, 휴대폰, 핸드백, 우산, 양산 등 질질 흘리고 다니는 내 물건을 챙기며 한 마디씩 한다 "넌 정말 손 많이 간다"고. 아무것도 안들고 벗고 다닐 수도 없고 집콕만 하고 살 수도 없고 치매검사 해보면 뇌는 너무 멀쩡하고 아~~이런 나를 우짜면 좋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