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대학 친구와 통화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가 한 말이 가슴에 콱 박혀 버렸다.
"우리가 앞으로 살날이 더 많을까?
아님 살아온 날이 더 많을까?
올해 명퇴 후에 이것저것 정리하는데
마음을 비워내는 정리가 젤로 안되더라
마음을 비우기는 꾸준히 하는데도
마음 비우기가 정리가 안되네.
아마도 살면서 가장 힘들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비워야할 때가 되면
깨끗하게 비워야만
다른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자리가 남는 거 아니겠니?
살아갈수록 채우는 마음보다
비우는 마음이 많아야
마음에 공간이 생겨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거 같아
그게 왜 지금까지 살아내고서야
마음 안으로 파고드는 지 모르겠어
진작에 파고 들었다면 더 멋지게 살았을텐데ㅎㅎ"
그 말을 들으며
어찌 저리 내 마음과 같을까 싶어
"그러게 왜 뭐든 지나고 나면 깨닫게 될까?
하긴 진즉에 깨달았어도
머리와 마음이 따로 놀았겠지만ㅎㅎ"하며
맞장구를 치며 깔깔댔지만
순간 가슴에 바람이 휙 지나가며
마음을 노크해 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마음 비우기가 참 어려운가 보다.
커피를 마시다가
물이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커피가 남아 있는 컵에
물을 아무리 섞어도
맑은 물이 되지 않고
커피물이 되듯이
커피를 쏟아내지 않고 물을 따르면
그건 물도 커피도 아닌
어정쩡한 액체가 되고만다.
마음도 비워내지 않고
그 위에 덧입히기를 하면
언젠가는 탈이 나고야 말겠지.
비워낸 마음의 여백은 그대로 두고
더 비워내기에 오늘도 마음을 써 본다
마음이란
수 없이 비워내도
또 비워낼 것이 있는 게 마음인가 보다.
그래서 나는 그곳으로 간다.
부모님이 계신 나의 고향으로~~
고향 공기냄새 실컷 마시며
조금이라도 마음을 비워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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