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3

그리움의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회색빛 하늘이 한껏 내려 앉았다.낮인지 밤인지 전등 불빛이 아니면구분이 안될 정도로 심통이 단단히 나 있다.이곳저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고우린 또 속수무책으로 별 피해 없기를 바랄 뿐이다.자연재해가 인재인지,인재가 자연재해인지이제는 구분이 안될 정도로'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핑계 같지 않은 핑계는 더이상 없기를 바래본다. 비가 내리는 운동장을 가로질러친구와 장난치며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며순수함과 엉뚱함에 피식 웃음을 지으며내 어릴적 추억들이 고스란히 소환된다.대나무 우산살에 간신히 붙어 있는 파란 비닐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뒤집혀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다시 뒤집어 바로잡아도결국 학교에 도착하기도 전에 우산은 찢어지고 망가지기 일쑤여서교실로 들어가기 전 운동장 수돗가에서흙탕물이 튄 종아리와 발을 씻으..

모든 날이 좋은 날이고 행복한 날이었다

잘 잤니? 나 보구 싶니? 밥은 먹었니? 왜 카톡 안보내니? 뭐 삐친 거 있니? 이런 사소한 이야기로 하루를 열고 있다면 분명 행복이다. 이 사소한 이야기도 차마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우리들 주위에도 꽤나 많은 거 같다. 사소한 일상 사소한 관심 사소한 모든 일들이 바로 내게는 물론이거니와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아무일도 없다는 거구나 싶다. 내 주변 사람들의 생활이 건강고 행복하다는 것이구나. 아프거가 힘든 일이 있는 사람들에게 사소한 일상이란 그저 부러울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사소한 일상을 오늘도 난 맘껏 누릴 것이다. 며칠 째 내리는 장맛비도 감정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감성비로 생각하고 그저 고맙고 높은 습도마저 기꺼이 즐겨야지. 나는 오늘도 일상의 행복 속으로 들어간다. 사소한 일상...그게 ..

쉼3-아이러니하게도 잘 어울린다는 거

쉼3 장맛비로 팔당댐 수문이 열리고 쏟아내는 진흙탕 물이 포효하며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모습을 그냥 장관이라고 바라보기에는 아픔, 슬픔, 힘듦이 섞여 있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나는 그 순간 그 뭐랄까 두 팔을 벌리고 순간 속으로 뛰어내리고픈 충동이 일며 아름답다는 느낌이 전율처럼 스쳤다. 그래서 강가에 사는 사람들이 강물 속으로 뛰어들고픈 충동을 많이 느낀다고 했나보다. 묘한 설렘의 기분까지 들게 하는 방류되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라보다 보니 커피 생각이 간절해 근처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해서 차 안에서 빗소리, 음악소리와 함께 마시는 커피 맛은 내가 살아오면서 맛본 커피맛 중에 내게는 으뜸 중에 으뜸이 아닐까 싶다. 따뜻하고 향 깊은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감정세포까지 탈탈 털어넣고 마시는 일종의 감정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