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레전드는 역시 레전드다웠다

소솜* 2020. 10. 2. 18:00

 

작년부터 트롯 경연들이 우후죽순 늘면서

재방에, 삼방에

한약을 재탕하듯 너무 재탕해서

채널을 돌리다 보면 짜증나

tv시청은 줄이고

라디오 들으며 책 읽는 게

올해는 더 익숙하고 재미있다.

이조차 한 두해 지나면

거품처럼 사라질 트렌드이겠지만

많아도 너무 많고

우려 먹어도 너무 우려 먹는다 싶었는데

추석 전날 가족들이 모여서 시청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달랐다.

나는 특히 트롯을 좋아하지 않아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미스터 트롯'도 시청하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가족들이 함께 시청하게 된

나훈아님의 공연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했다.

'아~~레전드는 역시 다르구나'

나훈아를 왜 레전드라 하는지

그런 그를 가왕이라 칭호하는 이유를

언택트 공연임에도 충분히 느껴졌다.

나훈아의 정치적 성향은

나와 다르기에 배제시키고

'가수 나훈아'은 충분히 가왕다웠다.

나훈아의 공연을 보면서

그동안 각종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불렀던

편곡하거나 원곡 그대로 부른 트롯들은

트롯이 아니라 트롯을 흉내내기에 급급했고

아직 트롯을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경험이 부족한 젊은 트롯가수들에게

지금의 팬덤은 그야말로 사심 팬덤으로

오히려 일흔네살의 나훈아님의 나이까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들을

한 때의 유행처럼 끓어 오르게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들에게 잊혀지게 하고

가수 본인에게는 트롯 흉내내기에 급급해

진정한 트롯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트롯 아이로 머물며 자신을 갉아먹게 될까봐

괜한 걱정도 해보게 되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감동의 여운이

'트롯 어워즈'에서도 이어지길 바랬으나

역시 tv조선은 어김없었나 보다.

시작을 알리는 시그럴 음악이 나오길래

tv 리코컨을 꽉 쥐고 형부가

언니네는 끝나면 출발한다길래

우리 가족은 먼저 서울로 출발~~

아침에 언니와 통화하며 들어보니

형부 혼자만 12시까지 시청하고

부모님과 동생가족, 언니는 중간에 잤는데

다 끝나고 형부가 리모컨을 쇼파에 던지며

"선배 가수들 들러리 세워놓고

임영웅을 위한 사심 방송인데

무슨 트롯 100년사 어쩌구 하는지

도대체 제작진이 생각이 있는냐

투표로 할 거면 인기상 정도면 충분하지

계속 상을 받다보니

오히려 가수가 상받으며 미안해 하고

트롯 40~50년 부른 선배들 앞에서

이제 갓 걸음마 뗀 젊은 가수에게

트롯 100년사를 들먹이며

말도 안되는 상을 다 만들어 몰아주면서

4시간이나 시청자를 우롱해 분통이 터진다"며

밤 12시에 출발해서 수원까지 오는데

어찌나 화내며 운전을 하던지

시청도 안한 언니만 추임새 넣어주며

손잡이 꼭 잡고 불안했다고 한다.

역시 tv조선답다.

우려먹어도 너무 우려 먹다가

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로 인하여 상관없은 특정 가수에게

불똥이 튀지나 않을지 염려를 해보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의 뒷이야기를 담아

내일 방송될 '나훈아 스페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