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만 보 걸으려다 만 칼로리 달고 왔다

소솜* 2021. 11. 8. 20:23

2년 여만에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반포둔치의 밤은 

뭉클하면서도 불안감도 함께~~

 

어젯밤 딸아이와 오랫만에

집 근처 반포둔치로 산책을 나갔다.

불과 2년 여 전만 해도 

일주일에 두 서너 번은 갔던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몇 개월 동안 잊고 지냈다.

 

남산이 잘 보이는 한강 가장자리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고

 

얼마나 기다렸던 시간이었던가

통닭에 생맥주를 마시며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는 사람들로

통닭집 야외 테이블은 빈자리가 없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는 

만 보 걷기로 칼로리 소모를 줄이자는 취지였는데

통닭의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는

인내심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어

나도 모르게 손에는 잘 튀긴 닭다리가 ㅠㅠ

 

칼로리 소모가 아니라 보충했으니

만 오천보 걷기 하자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걷기 시작

세빛섬의 빛 바뀜의 아름다움과

공원에 삼삼오오 앉아 불 밝혀 놓은 사람들도 

왜그리 반갑고 정겨운지

공연장도 아닌데

올해 내가 가본 곳 중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기름진 통닭을 먹었으니

기름기 씻겨줄 커피는 필수라며

줄 서서 별다방에서 커피와 빵 테이크 아웃해서

 

강가 자리에 앉아

딸아이와 커피 한 잔에 빵 한개 순삭하며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며

우리에게 유리한 말들만 적용시키며

깔깔깔~~

 

집에 도착해서 만 오천보는 아니더라도

원래 집에서 나갈 때 목표한 만 보는 바랬는데

에구에구~~

난 어제

만 보 걸으며 칼로리 태우기는 커녕

만 칼로리 먹어서 칼로리 축척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산책이었다.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가는 광경들이

앞으로 쭈우욱 이어지길 바래본다.

서로서로 조금 더 조심하며

일상을 다시 반납하는 일이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