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십일월이가 십이월이에게

소솜* 2021. 11. 29. 22:55

못다한 11월 이야기를 마저 하며

12월에게 올해의 마지막 배턴을 넘긴다.

 

가족들이 잡채를 좋아하는데

칼로리가 높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11월의 어느날 맘 먹고 만들었더니

"맛있다'를 연발하며 

수북하게 한 접시씩 깨끗이 비워내며

먹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흐믓~~

한 달에 한 번은 칼로리 생각하지 않고

잡채는 꼭 해주기로 마음으로 다짐~~

 

올해는 유난히 단풍을 많이 본 거 같다.

작년까지만 해도 100m 이동만 해도

차도 이동했지 걷지를 않았는데

올해는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삶의 질을 얼마나 높이는지를

엄마를 보며 뒤늦게 깨닫고

산책이나 걷기 운동을 많이 하다보니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 사계절의 풍경들

그 중에서도 가을 단풍은 최고 중에 최고

 

절친이 두 달 알바의 세계로 발을 담궈

주중에는 만나는 게 쉽지 않고

11월 주말마다 내가 시간이 되질 않다가

엊그제 일욜 맘 먹고 시간 내서  

번호대기표 뽑고 기다리는 맛집에서

육즙이 좔좔 흐르는 탕수육에

짜장면 한그릇씩 뚝딱~~

알바비 받았다고 기꺼이 밥 사준 친구야~~

12월에는 내가 시강비 받아 

육즙이 좔좔 흐르는 고기 사줄게 ㅎㅎ

 

11월이 끝자락을 숨기기 하루 전 오늘

'하하, 깔깔'로 예쁜 주름살 만들며

맘껏 웃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우리 늘 말하잖아

"우리 나이엔, 

특별히 맛있는 것도 없고,

특별히 크게 웃을 일도 없고,

특별히 크게 화낼 일도 없다"고

그럼 우리는 우리 나이가 아닌가?

나이를 잊게 해준 보석 같은 하루

그 하루에 같이 인증되었다는 거

그저 고맙고 행복해.

 

올해 십일월은 그 어느 달보다도

바쁘고 보람 있고 행복했다.

첫째주 주말에는 시골집에 내려가

언니와 같이 총각김치 15통 담궈서

부모님과 4남매와 그리고 자식들까지

나눠주니 힘들었지만 뿌듯.

언니와 총각김치 담그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중앙분리대가 생각나지 않아

"그거 있잖아 가르마"라고 해서

한바탕 웃느라 김치에 침 떨어질 뻔 ㅋㅋ

가르마를 중앙분리대로 알아듣는

언니가 신기해서 또 까르르~~

셋째주 주말에도 시골집에서

4남매 짝까지 8명 총동원된 김치원정대

김장 120포기 담가 집집마다

김치냉장고 그득하게 채워놓으니

일년 김치농사로 뿌듯뿌듯~~

지난 1년여 '사회적거리두기'로 

4남매 8명 '형제모임'이 멈췄었는데

막내가 누나들과 매형들이

부모님께 잘하고 자주 찾아 뵈어서 고맙다며

투플 한우로 거하게 한 턱 쏴서

8명이 술 한 잔씩 마시며 화기애애

올해의 만남 중에서 최고의 만남이었다.

친구, 지인들과의 시간도 좋았고

뿌듯함과 즐거움의 십일월이가

십이월이에게 손을 내밀며 말한다.

"올해 마무리 의미있고 행복하게 잘하고

부모님 더 자주 찾아뵙고

사람이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는 재산이니

좋은 사람들과의 한 해 마무리 잘해"라고.

 

십이월아~~

행복한 배턴 잘 받아서

팡파레 울리며 새해 일월이에게

기분 좋고 행복하게 넘겨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