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엄마. 꼭 놀러와 기다릴게

소솜* 2024. 5. 8. 07:32

엄마 우리 왔어
모레가 무슨 날인지 알지?
동생들이 출근해야 해서 미리왔어.
해마다 카네이션 꽃보며 환하게 웃어주던 울엄마
지금도 환하게 웃으며 우리들 보고 있지?
환한 엄마 모습이 보이진 않아도 느껴지는데도 왜이리 명치를 사금파리로 사정없이 긁어대듯 아프고 또 아픈지 주체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아파.
엄마를 느낄 수 있어도 볼 수 없는 아픔이 이런거였다면 모든 의학의 힘을 빌어서라도 어떻게든 하루라도 엄마를 더 봤어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더라구. 어쩔 수 없었다는 말 결국은 우리들이 미안함 덜어내려고 하는 말이었던 거 같아.
엄마, 올해도 어김없이 불도화는 저리 예쁘게 피었는데 "워찌 저리 꽃이 탐스럽고 이쁘다냐"하는 엄마 목소리가 안들리니까 꽃이 별로 예쁘지도 않고 어김없이 핀 불도화가 오히려 야속하기도 하네. 엄마는 언제까지라도 살아계셔서 우리가 찾아가면 늘 반겨주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고향집에 있을 줄만 알았지 엄마 없는 고향집에 우리가 덩그마니 앉아서 엄마를 그리워하고 추억할 줄은 꿈에서도 안해봤어. 엄마 없는 어버이날은 더욱이 상상조차 안해봐서  슬프고 아프고 그립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

엄마, 오늘은 어버이날이니까 꼭 내 꿈속으로 놀러와줘라 꽃 좋아하는 엄마에게 카네이션 한아름 안겨줄게 꽃받고 환하게 웃는 엄마모습 보고싶어.
앞으로도 해마다 마당가 불당화가 탐스럽게 피는 어버이날은 계속될텐데 시간이 지나면 명치를 사금파리를 덜 그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건 불가능하고 그리움은 더 두껍게 깊어질 거야.
엄마, 우리 사남매 우애있고 행복하게 잘 살테니 우리 걱정은 전혀 하지말고 편히 쉬고 있어. 자주자주 엄마 만나러 갈게.
나도 엄마 외손녀이자 내딸에게 카네이션 꽃다발과 선물에 손편지도 받았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쓴 편지를 읽는데 눈물이 줄줄 흐르는 거 있지. 엄마도 해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란 생각이 드니까 더 보고 싶어지네 이번 어버이날도 엄마에게 감동을 주는 딸이고 싶으니 오늘밤 꼭 놀러와 카네이션 한아름 안고 기다릴게. 꽃같이 예쁜 울엄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