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개망초꽃을 보며 엄마를 그리워하다

소솜* 2024. 6. 19. 10:49

개망초꽃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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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고향 집에 내려갔었는데
엄마 손길이 닿지 않은 텃밭의 끝자락에
개망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순간 엄마 그리움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과 
'안도현'님의 '개망초꽃' 시가 문득 떠올랐다.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피는 꽃이라는데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 
꽃 좋아했던 엄마를 대신해 피어나
자식들의 눈길이 닿게 하는 망초꽃.
꾸부정한 허리로 뙤약볕에 앉아
텃밭에 풀 한포기 없이 매시던 엄마 모습이 떠올라
꾹꾹 눌렀던 그리움 세포까지 모두 깨워져
못내 엄마가 그립고 그립고 그리웠다.
엄마 천국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지?
자식들 위해 고생만 하신 울엄마
엄마 딸이어서 자랑스럽고 고마워.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로 태어나서
못다한 효도도 하고 행복하게 해드릴게.
엄마 너무 보고 싶고 하늘 만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