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엄마의 채송화 그리고 노각무침

소솜* 2024. 7. 7. 17:00

엄마를 만나러 어제 고향집에 다녀왔다.
집 모퉁이가 보이자 엄마의 채송화가 먼저 반겼다.
오전에 활짝 피었나는 채송화의 반김이
왜그리 먹먹하고 엄마가 그리운지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한참을 울면서
엄마의 채송화를 바라보았다.

눈물을 간신히 삼키고 집에 들어가니
11시에 치과예약 해서 얼른 가야한다고 재촉하는 언니와
세월아 네월아 옷 갈아 입는 아버지의 신경전 중.
동생이 빨리 가야한다고 거들어서 시간 안에 도착해서 치료받고
아버지 보양식 대접도 해드릴 겸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인적이 드문 산 속에 위치한 '자연산 미꾸라지'을
네비도 못믿어 반신반의로 찾아갔는데
웬걸~~주차장이 만차인 걸 보니 입소문 났는가벼.
추어탕을 못먹는 난 민물새우 튀김과 꺼먹지로 밥 한공기 뚝딱
아버지, 언니, 동생은 먹어본 집 중에 최고의 맛이라며
시골 내려올 때마다 들러야 할 음식점으로 원픽하는 걸 보니
맛은 보장하는가 보다.
보양식 먹고 집에와 풀뽑기, 마늘 엮기, 잡초비닐씌우기 등
땀을 비오듯 흘리며 서댓시간 하고
늦은 저녁 해먹고 집으로~~

시골집에서 주말마다 다니며
언니가 심고 가꾼 텃밭 농사 수확물
노각10개, 가지10개, 호박1개, 아삭이고추30여개, 상추까지 챙겨줬으니
오늘 오전 싱싱할 때 만들어
노각무침, 가지나물, 돼지고기두부신김칫국, 옛날소세지부침은 덤.
노각무침은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던 반찬이라
껍질 까서 무칠 때까지 엄마 보고픔에
간도 안보고 무치고 무쳐서도 먹질 못했다.
동생집, 딸집 배달하고 기운 다 소진되어
평소 마시지도 않는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며 충전 중.
'엄마의 손맛까지는 못 따라가도 비슷하게는 만들어
막내아들 전해줬으니 흐뭇하지?
앞으로도 잘 챙길테니 걱정하지 말고 천국에서 편히 쉬어'
참. 노각무침 하느라
짤순이 첫 개시 자~~아알 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