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애마가 심통을 내기 시작하더니 점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괴물이 되어 간다. 집과 학교를 왕복했으면 5만km 남짓 운행했을텐데 드뎌 30만km를 통과하며 엊그제 또 100만원을 꿀꺽 삼켰다. "누가 보면 퇴근 후에 자가용 영업 뛰는 줄 알겠다"며 남편은 놀려대며 몇 년 전에 보태서 차 사라며 결혼기념일에 삼천만원을 줬는데 그 돈 어디다 쓰려고 안전이 우선인 차를 바꾸지 않느냐고 압박을 하고... 물론 그 돈은 막내동생이 주식으로 사고치는 바람에 해결하느라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에 말도 못하고 끙끙대며 자동차는 10년은 타야 한다며 구입을 미루고 버텼는데 그 10년이 되었으니 이제 더 버틸 핑계가 없어 내년쯤에는 바꿔볼까 생각중이었는데 엊그제 딸아이가 1년 만기 적금을 탔다며 2000만원이 들어 있는 통장과 도장, 비번을 슬그머니 내밀며 "엄마 차 사는데 보태~~"하는 거다. 어찌나 감동이 스나미처럼 몰려 오던지 눈물을 펑펑!! 어찌 그 돈을 쓸 수 있으랴 잘 간직하고 있다가 딸아이 시집 간다할 때 줘야지 그나저나 그 시집을 가긴 하려나 요즘은 혼자 사는 게 대세라서 원... 무남독녀라서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버릇 없다는 소리 들을까봐 때론 엄격하게 키웠고 배려심 없다고 할까봐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라를 귀어 딱지 앉도록 말하고 어려운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강조를 했더니만 오히려 매사에 너무 양보하고 욕심이 없어 역효과가 난듯 ㅎㅎ 대학도, 직장도, 건강도, 사람관계도 부모를 흡족하게 해주며 무슨 일이든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특히 아빠와 친구처럼 잘 지내기에 지금까지 열자식 안부러운 딸이다. 자식 자랑은 팔불출 중에 하나라는데 그래도 어쩌랴 나는 막막 자랑하고 싶은데... 이 기분 좋은 상태 유지하며 오늘 하루도 돈먹는 애마 타고 떠나자 어디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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