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오늘도 그러하고 싶다

소솜* 2018. 8. 27. 10:45




태풍 '쏠릭'의 위엄이 무시무시하다 해서 휴업을 했는데

오히려 날씨도 좋고 주말까지 이어진 3일의 연휴의 횡재였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의 월요일이자

8월의 마지막 주가 비요일로 시작되었다.


비오는 날의 커피맛이란

마치 기다리던 사람에게서 연락이 오는 것보다

더 설레이고 감미롭게 모세혈관까지 전해지는 짜릿함이다.

엊그제 새로 로스팅한 '인도네시아 만델링 블루문'을 내려 마시며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는 운동장의 빗방울을 바라보노라니

유년의 추억이 또렷하게 떠오르며 명치가 알싸하다.

유난히도 가난했던 시절

유난히도 가난했던 동네

그럼에도 유난히도 정이 많았던 사람들

많이도 그립고 그보다 더 많이 다시 돌아가고프다.


내가 무슨말을 했는데 상대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내가 화나지 않으면 조언이고

내가 무슨말을 했는데 상대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내가 화가 나면 지적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나와 함께 하는 아이들,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바뀌길 바란다면

지적이 아니라 조언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나도 바뀌지 않는데 상대를 바꾸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주제 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한 주 내내 비가 자주 온다고 한다

비를 좋아하기에 반갑기도 하지만

한 주 동안 감정의 유희에 조심해야겠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주차해 놓고

음악을 들으며 차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듣노라면

폐부까지 전해지는 편안함에 절고 기분이 차분해지고 좋아진다.

오늘도 그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