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자주 혼잣말을 한다.
커피를 내리면서도
'커피가 이만큼이면 되겠지'
반찬을 만들면서도
'고춧가루, 깨소금, 파, 마늘...또 뭐가 필요하더라'
청소를 하면서도
'냥이들이 뛰어다니며 놀았구나 솜털먼지가 많네'
전화를 하면서도
'뉴스볼 시간이네 뉴스 켜야지'
밥을 먹으면서도
'미역국이 뜨겁네 시금치 나물이 오늘은 싱겁다'
운전을 하면서도
'앞차가 왜이리 못가는 거야 여자인가?'
앉았다 일어나면서 '에구구~~'
심각한 건 티브를 보면서
드라마 속 연기자와 대화도 한다.
훌쩍 대면서 대답을 하고 있는 나
'엄마는 그래, 엄마니까 그래,
저럴 수 밖에 없었어, 나 같아도 그럴거야...등'
혼잣말을 하다가 그 혼잣말에 대답도 하고
이 증상이 점점 잦아진다는 건
결국 순리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일진데
그래도 역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ㅠㅠ
암튼, 내 딸 나이일 때
내가 울엄마 보며 이상하다 여겼던 행동들을
내가 어김없이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게
못내 서글프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라 애써 위로해 본다.
"나만 그런 거 아니니까~~
남들도 똑같을 거야~~"
혼잣말을 읊조리며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가을 같은 겨울 아침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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