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날씨는 추워지고 난 이러고 놀고...

소솜* 2024. 11. 21. 14:23

날씨가 추워져서 어제 퇴근하고 난 이러고 놀았당ㅎㅎ

지난 주말에 시골집에서 뽑아온 산삼보다 더 영양가가 많다는 가을 무가 시들어 영양가 빠져나가기 전에 뭘할까 고민하다가  '소고기뭇국'과 '생채' 만들어 동생집, 딸집으로 영양가 배달을~~깜빡 잊고 생채 사진을 못 찍었네ㅎㅎ
한우의 구수함도 구수함이지만 무가 달고 시원해서 지금이 뭇국 끓여먹기 딱 좋은 시기인 거 같다. 소고기뭇국에는 대파를 길게 썰어 많이 넣어야 훨씬 맛있다는 건 삼시 세끼 집밥을 직접 해먹는 내가 터득한 노하우랄까 ㅋㅋ
 

뭇국만 주기에는 뭔가 허전해서 냉장고 털어서 '돼지고기콩비지찌개'도 만들었는데 내가 했지만 내가 스스로 반할 정도의 맛이랄까(자화자찬도 이정도면 병이야 병 ㅎㅎ). 손두부집에서 공짜로 주는 비지는 고소함이 없어 풀무원에서 시판되는 국산콩비지를 겨울에는 냉장고에 2~3봉지 늘 비치해 두는데 마침 두 봉지가 있어 묵은지 빨아서 한 시간 정도 담가 짠맛과 신맛을 제거하고 쫑쫑 썰어 넣었더니 김치의 씹히는 맛과 제주흑돼지의 쫄깃함과 콩비지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백종원급의 맛이 나왔다. 비지찌개의 간은 무조건 새우젓으로~~
 

동생부부도, 딸부부도 맞벌이인지라 퇴근 후 반찬까지 만들어(두 집 다 주로 집밥을 먹기에) 먹기에는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냉장고 터는 김에 밑반찬 재료도 털어 보았다. 우리집  냉장고에 떨어지면 절대 안되는 3대 재료(계란, 두부, 콩나물) 중 두부 4모로 두부조림~~
 

지난 여름에 담근 오이지 10개 남은 거로 마지막 오이지 무침을 했는데 내년 여름 다시 담글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꼬득꼬득하고 맛이 끝내주네~~
 

진미채로 고추장진미채볶음~~ 식으면 딱딱해지는 게 싫어서 진미채를 씻어서 물기를 탈탈 털어서 볶았더니 부드러운 식감과 고추장(엄마가 살아계실 때 담가주신)의 감칠맛이 더해져 두고두고 먹어도 좋을 듯하다.
 

주말에 육개장 끓이려고 사다놓은 숙주가 세봉지 있길래 딸이 숙주나물을 유난히 좋아해서 일단 나물로~~
숙주를 데칠 때는 물 속에서 데치면 맛이 없으니 꼭 냄비에 채반을 넣고 얹어져 물이 닿지 않게 끓여야 맛도 좋고 식감도 좋고.
소고기뭇국, 콩비지찌개, 두부조림, 오이지무침, 진미채볶음, 숙주나물에 김장배추김치 한 통씩 더해서 동생집, ,딸네집으로 9시쯤 배달하고 돌아와 뒷정리 하고 나니 밤10시.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밥 해먹고 출근해서 5시 퇴근하고 주방으로 직행해서 반찬놀이하고 씻고 나니 11시가 다 되어 완전 몸이 솜뭉치처럼 무거웠음에도 마음은 왜그리 뿌듯한 행복으로 꽉 차는지. 
주말에 육개장 끓여서 가져다 줄테니 먹고싶은 반찬 있으면 주문하라고 했더니만 고등어무조림, 장조림, 애호박볶음, 굴김칫국을 주문하는 울딸의 넉살이라니~~해줄 수 있을 때 맘껏 해줘야지 싶은 내 마음도 병이다 병이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