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밑도 끝도 없는 확신이 드는 건 뭐였을까?

소솜* 2020. 4. 10. 17:18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라고

T.S 엘리어트는 '죽은 자의 매장'이라는 시에서 표현했다.

나는 4월의 잔인함을

봄의 찬란함이나 생명력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잔인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다운 4월의 설렘과 함께

언젠가부터는 명치에 먹먹함도 함께 찾아든다.

'세월호 참사 6주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니

봄꽃보다 아름다운 꽃다운 나이 열일곱 열여덟~~

그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한 우리 어른들

그 아이들을 지금도 지켜주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

나또한 그 어른 중에 한사람으로 많이도 아프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운들 사람보다 아름답겠는가...


엊그제 올림픽대로를 지나다 라일락이 핀 걸 보고

문득 엘이어트의 시도 떠올랐고

세월호의 아름다운 학생들도 떠올랐고

대학 1학년 때  라일락 잎을 잘 접어서 어금니로 스무번 씹으면

그게 사랑의 맛이라고 해서 순진하게 믿고 씹었다가

하루 종일 입안에서 쓴맛의 여운으로 고생했던 생각도 떠올랐고

그러면서 왜 그녀의 침묵 속에 내가 알아서는 안되는

그 무엇이 깔려있을 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확신이 드는 건 뭐였을까??


에긍~~또 생각이 이성을 집어 삼키는 거 같다.

아니 생각이 아니라 추측이 생각으로 둔갑했으렸다.

믿음을 무너지게 하는 생각은 집어 삼키고

지난 주말에 찍어 둔 꽃들이나 올리면서 기분 전환해야겠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어 숨구멍 막힘도 덜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