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하반기 새로운 한 달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지나고나면 늘 보람보다는 후회가 더 남는다 어김없이 상반기도 후회와 아쉬움을 남겨 놓고야 말았다. 꼭 배우고 싶었던 것들 꼭 하고 싶었던 것들 꼭 해주고 싶었던 것들 꼭 가고 싶었던 곳들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 그 아쉬움의 절정은 부모님께 좀더 잘해 드릴 걸. '자식 입에 음식 들어가는 것만 보아도 배부르다'고 흔히들 말하는데 '부모님께서 맛있게 음식을 드시는 모습은 흐뭇하면서도 명치가 알싸함'이었다. 지난 금요일 두 분의 촌로가 휜 허리로 정성껏 농사지으신 감자, 마늘, 강낭콩을 주변 지인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고향집에 내려갔었다. 마당가 그늘에서 강낭콩을 까고 계시던 부모님께서는 마당에 주차해놓고 가까이 가서 "엄마'하고 불러서야 화들짝 놀라며 반기셨다. 귀가 어두우셔서 통화를 할 때도 소리를 지르며 하곤 했는데 이번 여름방학에는 한사코 말리셔도 우겨서라서 보청기 꼭 해드려야겠다. 딸자식이 좋아한다고 이 더위에 팥죽을 쑤어 놓으신 엄마 어둡기 전에 얼른 농산물이나 싣고 올라가라는 걸 저녁 먹고 올라가겠다고 했더니만 점심에 드신 팥죽을 저녁에 또 드신댄다 드시고 싶은 거 사 드릴테니 맛있는 거 먹으러 시내로 나가자고 했더니만 "돈 버느냐고 월매나 고생혀는디 내려올 때마다 돈 맨히 써서 그랴"하신다. 명치가 알싸하고 눈물이 왈칵 치솟는 걸 참고 부모님 모시고 시내로 가며 "엄마, 아버지 뭐 드실래요?" 했더니만 "그럼 시원한 냉면이나 한그릇 먹으면 조컷다'하시는데 또다시 눈물이 왈칵~~ 보쌈 한접시와 물냉면 한그릇을 맛있게 드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며칠 내내 뇌리와 가슴에 남아 설핏설핏 눈가를 촉촉하게 한다. 아마도 내 생일이 있는 이번주는 유난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날듯 싶다. '엄마, 아버지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듯 잘 자리잡고 살아갈 수 있게 키워주시고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자식을 위해 기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처럼 두 분 서로 의지하시며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더 많이 찾아뵙고 더 많이 효도하는 딸이 될게요 부모님 사랑합니다 부모님 딸이어서 행복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비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다. 마음도 이래저래 비에 젖어 생각이 깊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한 주가 되길 바래본다. |
'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그런 거 같아' (0) | 2018.07.04 |
---|---|
프라움~~그곳에 가다 (0) | 2018.07.03 |
나 이렇게 먹고 산다 (0) | 2018.06.29 |
오늘은 그리하고 싶은 날이다 (0) | 2018.06.29 |
스쳤을까...스며들었을까. (0) | 2018.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