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그날의 포효를 기억이나 할까

소솜* 2021. 3. 3. 11:56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고 하지만

내 말에 내 마음이 담긴 것을

나도 잘 모를 때가 많은데

다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담아졌는지

서로가 어찌 다 알 수 있으랴.

상대의 마음까지 들여다보려 하지 않고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딱 그만큼의 거리를 둔 관계도

때론 참 필요하고 좋은 거 같다.

지난 시간을 들쑤셔 내서

빈정대고

서운해 하고

어이없어 하고

화가 나서 발끈하고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해도

그또한 돌아가고픈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마을의 작은 냇물도

포효하 듯 물거품을 일으키며

둑을 무너뜨릴 기세로 흘러갔지만

아마 오늘은 잔잔함과 평온함으로

그날의 포효를 기억이나 할까 싶다.

삶이 그러하듯이

냇물 또한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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