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외로운 자유와 달콤한 구속 사이

소솜* 2021. 3. 2. 20:22

이상하다.

이상했다.

해마다 3월 2일은

가장 긴장되고 설레이며 부담되는 날인데

오늘은 느즈막히 출근 시간쯤에 일어나

아이들과 첫 대면하며 서로 탐색전?을 펼치며

1년 사람 농사를 대충 짐작할 수 있을 시간에

베란다 티 테이블에 앉아

화단과 화분에 피어난 봄꽃들을 보며

갓 내려 향 좋은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움이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새로움이었다.

그럼에도 내 스스로가 낯선 풍경을

맘껏 누리지 못하는 건 또 뭐람ㅠㅠ

느긋하게 아점을 먹고

운동 겸 걸어서 도서관도 갔다 오고

집으로 오는 길에 카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보며 커피도 마시며

나름 의미가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속 받지 않는 자유를 만끽하며

인생 2막의 첫날을 슬기롭게 잘 보냈다.

자유란 혼자 있을 때보다

둘이 있을 때 더 완전하다고 하지만

난 당분간은 혼자 있을 때의

완전함에 취해 보고자 한다.

혼자 있으면 뭔가 불완전해서

그 불완전한 느낌 때문에 자유로울 수가 없다지만

외로운 자유와 달콤한 구속 사이에

타협되는 지점 같은 것은 아직 찾지 못했기에

당분간은 외로운 자유를 실컷 맛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