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명절음식은 혀까지 살찐다

소솜* 2025. 1. 30. 22:09

30여 가지의 재료들을 넣고 센불에서 끓기 시작해서 10분. 약불에서 20분 더 끓여서 건더기는 제거한 후

잘 우러난 간장게장용 육수에 진간장 10:1 비율로 섞고 소주, 설탕을 넣고 다시 팔팔 3분 정도 끓여서 충분히 식히기(완성된 게 간장 사진은 깜빡) 팔팔 끓을 때 맛을 보면 짠듯단듯 고개가 갸우뚱하게 되면 딱 좋음

간장 만들어 식히는 동안 게는 솔로 다리 사이사이와  배딱지 들춰서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는다.

6~7마리씩 게를 넣고 식힌 간장을 게를 푹 잠기게 넣는다(이번에는 네 통을 담가 우리집, 사돈집, 시골집, 남매들2마리씩) 선물해 주었다.

게장을 담근 후 3일 만에 다시 간장을 따라 달여서 식혀 붓고 2일 더 숙성 후 5일 만에 먹었는데 게장을 먹어본 사람들 모두 짜지도 않고 비린내도 안나고 그 살이 탱글탱글 맛있다며 시판하면 대박 날거라고 부추기는데 골병들어 명절에도 못 얻어먹을 수 있다하니 그냥 이대로 족하다며 만장일치ㅋㅋ
알이 꽉찬 봄철 꽃게를 급랭한 최고의 신선하고 맛있는 꽃게가 맛의 50% 이상을 담당~~

명절에 잡채가 빠지면 명절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남편 덕?에 빼놓지 않고 만들게 되는 잡채~~ 칼로리 폭탄인데ㅋㅋ

고기는 정직하다며 아무리 많은 반찬이 있어도 명절에 la갈비 없으면 서운하다는 딸을 위해  두 끼 부부가 실컷 먹으라고 3kg을 쟀는데 1.5kg은 먹은 듯~~

알배추 6통으로 겉절이 만들어 울집 먹고 설날 시골에 가져가 언니와 동생들도 나누어 주고~~

막내이모가 보름 전쯤 보내준 문어 8마리.  생일도에 사는 친구가 직접 잡아 즉시 냉동해서 보낸거라 맛있을 거라고 했는데 냉동실에 넣었다가 설 하루 전 녹여서 삶았는데 완전 대대적인 작업인줄 꿈에도 몰랐다. 내장을 통째로 먹물 터지지 않게 제거해서 굵은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는데 미끄덩거려 손에 닿는 촉감도 안좋고 거품과 시커먼 물이ㅠ 헹구고 다시 소금으로 박박 비벼 헹구고 밀가루로 한 번 더 바락바락 다리 훑어가며 빨아서 헹구고 물로 세번 더 헹구니 뽀드득뽀드득 해서 기분도 절로 업. 끓는 물에 다리만 넣고 20초, 빼서 20초를 세 번 한 다음 몸통까지 넣고 10분 삶았더니 야들야들 하니 잘 삶아졌다(끓는 물에 소주 50ml, 식초 2숟가락 넣고 삶으면 비린내 안남) 문어가 커서 들통에 두마리씩 네 번을 삶아내니 문어 손질부터 삶기까지 두 시간이 훌쩍~~ 고생은 했지만 꽃처럼 예쁘게 삶아진 문어꽃을 보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시골집, 딸집, 언니, 동생들, 사돈네까지 한 마리씩 나눠 주고 우리집 한 마리 먹고 한 마리는 소분해서 얼려 두고~~

명절에는 기름 냄새가 나야 제맛이라기에 굴전, 대구전, 동태전, 꼬지전까지 기름 냄새 벽지까지 푹 배도록 부쳤다ㅋㅋ
여기에 오랜만에 식혜까지 만들었는데 인증샷  촬영을 깜빡했네. 예전에는 명절에 빼놓지 않고 식혜를 만들었는데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엿기름으로만 단맛을 내고 설탕 안넣거나 조금 넣는다는 건 거짓말여) 당뇨라도 걸릴까봐 십여녀전 부터는 패스했는데 가족들 모두 당뇨병 있는 사람 없으니 올해는 해먹자는 남편 성화에 어쩔 수 없이 했는데 달달하고 시원하니 맛은 좋긴하네ㅎㅎ
기본 명절 음식에 더해진 국, 나물, 생선구이까지 칼로리 폭탄인 명절 음식을 삼일을 먹었더니 배둘레햄은 기본이고 보이지 않는 혀까지 살쪄서 말을 하려니 혀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해 발음이 새고 어눌해ㅠㅠ
찌는 건 순간이고 빼는 건 긴 고행인데 설연휴 후유증이 심하다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