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모순투성이인 게 삶인가 보다

소솜* 2024. 10. 10. 15:36

 

엊그제 산책도 할 겸 집에서 20여 분 걸어서

한 달에 너댓번씩 들리는 '영풍문고'에 갔다.

한 시간 정도 신간을 비롯한 책들을 훑어보고

10월에 읽을 책 세 권을 골라왔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독서보다 여행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인지라

오히려 가을에는 독서량이 준다고 한다.

나또한 한 달에 예닐곱권 읽는 책이

가을 두달은 반으로 확 주는 듯~~

세 권의 책 중에서 오래전에 읽어서 내용도 가물가물한

'모순'을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몰입되어

멈출 수가 없어 하루에 다 읽어버렸다.

책 내용 중에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몇 개 옮겨본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 해질 녁에는 절대 낯선 길에어 헤매면 안 돼. 그러다 하늘 저켠에서부터 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프거든·· ·· ··.

-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들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 하는, 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을 보장하는 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 인생은 짧다. 그러나 삶 속의 온갖 괴로움이 인생을 길게 만든다.

- 옛날, 창과 방패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이 창은 모든 방패를 뚫는다. 그리고 그는 또 말했다. 이 방패는 모든 창을 막아낸다. 그러자 사람들이 물었다. 그 창으로 그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창과 방패를 파는 사람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어쩌면 삶은 창과 방패를 파는 사람의 말처럼

모순투성이 일지도 모른다.

입으로 뱉는 말과

머리로 생각하는 말과

가슴으로 느끼는 말이 다름에도

나의 상황이나 상대방에 따라

각각의 다른 말을 하고 살아가야만 하는 

그런 모순덩어리 삶을 

나도 살아가고 우리 모두 살고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