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러 번 울었다.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정기검진을 하기 위해 치과에 갔다. 문을 여는 순간 들려오는 기계 소리부터 무섭기 시작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스켈링을 받으며 눈물이 찔끔났다. 바지자락을 꽉 부여잡고 참고 참았는데 ㅠㅠ 의사샘 왈 "사랑니 뽑으셔야겠네요 안 뽑으면 나중에 충치의 원인이 됩니다 아래 두 개는 났는데 위 두 개는 아직 안났네요" 아니 이 나이에 무슨 사랑니가 나느냐고? 여태까지 잘 참아주더니만 예고도 없이 언제 났는지 원 "더 생각해 볼게요" 했지만 무섭고 불안해서 안뽑고 싶었다. 뽑으라는 말에 또 눈물이 찔끔났다. 입 안에 피가 고이는 거 같아 신경을 쓰며 오랜지 사들고 집까지 걸어서 오다가 폐휴지가 반도 채 차지 않은 리어커를 끌고 가시던 할머니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그렁그렁 뭔가 모르게 내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집콕 생활들을 하다보니 폐휴지 생산량도 적어서 그런지 더더욱 힘겨워 보이는 할머니에게 오랜지 세 개를 드렸더니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나 하시는데 또 눈물이 그렁그렁 '부익부 빈익빈'의 격차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아니 저런 단어 자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평소에 걷기를 100미터도 안하기에 맘 먹고 치과까지 왕복 30분 정도 걸어서 갔다오는데 오랜지 8개 들고 오다보니 어찌나 힘들던지 집 앞 까페에 들러 머핀에 커피 한 잔 마시며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는 시집을 읽다가 또 눈물이 시 위로 똑똑~~ 시가 내 마음에 와 그냥 꽂혔다. 저녁 먹고 뉴스보다가 또 눈물이 울컥 옆지기가 '뉴스 보며 우는 사람 첨본다'며 놀렸지만 소외계층에게 나눠주기 위해 면마스크를 만드는 사람들을 보며 그 마음이 따뜻하고 감동적이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걸 난들 어쩌겠냐구 내 눈물샘에 이상이 있는 것인지 특히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아무 도움이 되어 주지도 못하면서 그냥 막막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많이 울고, 많이 감동 받고, 많이 행복한 하루라는 오늘이 참 고맙고 사랑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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