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그것이 뭉쳐 추억이 되지 않을까

소솜* 2021. 2. 23. 10:34

 

봄 날씨처럼 포근함에

마음까지 포근해 지던 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를 찾았다.

혼자서 책 읽기에도 그만이고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기에도 그만이고

코로나 시대에 거두리기 실천에는 더욱 그만인

나인블럭 서종점은 최애 카페이다.

아직은 계절이 계절인지라

주변이 쓸쓸하고 황량하지만

한 달 후 쯤부터는

자작나무에 연둣빛 물도 오르고

새싹들이 땅 위로 얼굴을 내밀면

그야말로 힐링의 장소 그 자체이다.

또한, 마을에 위치해 있어서 한적하고

손님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좌석이 띄엄띄엄 배치해 있어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도 사생활 보호가 되고

창 밖으로 보이는 마을의 고즈녁함과

잔잔히 흘러나오는 클래식의 조화는

마음까지 노크해 바닥에서 잠자고 있는

이야기들까지 꺼내서 풀어놓게 한다.

때론 왜곡된 기억으로 저장된 추억들도

꺼내어 다시 맞추다 보면

분실했던 퍼즐 조각을 찾아 완성한 듯

왜곡의 오해와 불신을 걷어내고

완전한 기억으로 다시 저장할 수도 있고

상대를 향해 있던 화살이

때론 나를 향한 화살이 되기고 하지만

같은 추억을 꺼내 놓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화는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삶에서

꼭 필요하고 당연한 거 같다.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지만

추억은 여러 사람을 그립게 한다.

적당한 흉,

적당한 칭찬,

적당한 기억,

적당한 그리움,

그것이 뭉쳐 추억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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