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솜이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갈수록 그게 부럽다

소솜* 2022. 1. 18. 20:16

나이가 들어갈수록

'욕심은 내려놓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말이 있듯이

적당히 욕심을 내려놓고 나니 

마음에 절로 근육이 생겨 행복해지는 거 같다.

그런데 지갑은 열고 싶어도

벌써 2년 째 정기 모임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이어

코로나로 기약 없이 연기되는 상황이 안타깝다.

그렇다고 지갑에 돈이 쌓였다는 건 아니고ㅋㅋ

 

첫 부임지에서 같이 근무했던 쌤들과

일 년에 두 번 방학 때 만나는 모임.

 

각 자의 자녀들이 또래라서 대화가 비슷해

급 친해진 쌤들과 학기 중 두 번 만나는 모임.

 

같은 생각(사고)을 갖고 있어서 

성향이 비슷해 짝수 달마다 만났던 쌤들.

 

동학년을 하면서 찰떡궁합처럼 잘 맞아

후배들이 만들어 준 모임 향사모.

 

가장 최근 작년에 명퇴한 쌤들끼리

은퇴 후 멋진 삶을 공유하자고 만든 명모까지.

 

욕심을 내려놓은 마음의 근육에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인하여

즐겁고 기분 좋은 근육이 더해지면

그보다 더한 행복 근육 부자가 있으랴 싶은데

언제쯤 그런 날이 와서

마스크 벗고 맘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ㅠㅠ

 

카톡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것

영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그것과는 완전 차원이 다른데

빨리 그런날이 오길 바래본다.

 

모든 만남은 초심이 변질되면

사람도, 추억도 다시 돌려놓을 수 없기에

늘 초심을 잃지 않도록

자주자주 내 몫의 마음을 살펴야지.

 

한 회 출연료로 5억을 받는다는 배우도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었다는 가수도

투자 잘해서 건물주가 되었다는 지인도

딱히 부럽지 않은데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과 욕심 내지 않고

건강 챙기며 편안하고 즐겁게 사는

마음 근육이 부자인 사람은 부럽다.

살아갈수록 그게 부럽다.

 

하긴 누군가는 먹고 살만하니

배부른 소리 한다고도 하겠지만

삶의 가치와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내 삶과 행복이 많이 달라지는 거 같다.

인생은 뚫어진 문구멍으로

지나가는 말갈기를 언뜻 보는 거와 같지 않을까.

정신적 가난으로 그 말갈기 마저 보지 못하면

그보다 더 불쌍한 인생이 있을까.

오늘 부모님이 계신 고향집에 다녀오며

올라오는 내내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차가 막혀도 운전하는 게

졸립거나 지루하지도 않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