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인지 현실인지 아직도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거 같다. 어제 친구들과 그녀를 만나러 갈 때 부터 심장 박동수가 심상치 않았다. 병원 로비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병실로 들어섰다. 환자 네 명에, 간병인 네 명인 크고 깨끗한 병실 그곳에 들어서서 두리번두리번 우리는 그녀를 찾았다. 분명 그녀는 거기에 없었다. 돌아서 나가려는데 간병인 한 분이 물어왔다. 간병인이 가르키는 그녀... 그녀는 우리의 기억 속의 우리 친구, 내 친구 그녀가 아니었다. 침대를 일으켜 우리와 눈이 마주친 그녀를 어찌 대해야 할지 순간 머릿속이 까맣게 지워지며 아무 생각이 안났다. 아이들 가르치는 교사였던 그녀 아들 미국시민 되면서 십여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 상위 10% 경제력, 자상한 남편, 공부 잘하는 아들 가질 것 다 가진 그녀를 주변에서 참 많이도 부러워했는데 정작 그녀는 외로웠는지 혼자만의 세계에 갇혔다. 우리들도 직장 생활하며 자식 키우느라 자주자주 만나질 못해도 누구보다 여유롭고 즐겁게 살고 있을거라 여겼는데 젊다면 젊은 나이에 모든 기억을 잃고 병원에서의 24시간 생활이라니... 보면서도 안믿기고, 보고 와서도 안믿기는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지.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며 지난 추억들을 소환해 들려주었건만 말을 할 수도 없어 그냥 두시간여 내내 울기만 했던 그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간병인 말을 들으며 우리는 그 믿기지 않는 현실과 먹먹함에 같이 울다 돌아왔다. "00아 나 또 올까? 또 오면 그때는 웃어줄거지?" 그말에 눈을 마추며 고개를 살짝 끄덕임에 간병이도 놀랐다. 찰나의 기억이 돌아왔는지 모르겠으나 간병인 손잡고 배웅하며 끄덕이던 그녀의 모습이 뇌리에 막혀 더 일찍 찾아가지 못한 나를 괴롭히고 자책하게 할 것이다. 내 그녀...내가 많이 좋아하는내 친구 그녀.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녀를 위한 기도를 계속할 것이다. '혼자 만의 갇힌 세상 속에서 우리와 함께 하는 세상으로 나오길...' 나는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거 같다. 꿈이라면 깰 때 기억조차 나지 않는 꿈이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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